[법대로]식당 손님, 유리 출입문 깨져 크게 다쳐..주인 배상 얼마나

기사내용 요약
유리로 된 식당 출입문과 함께 넘어져 부상
1심 "주인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사고"
"치료비와 위자료 등 총 1600여만원 지급"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음식점에서 유리로 된 출입문과 문틀이 분리되며 깨져 출입하던 손님이 다쳤다면 얼마나 배상받을 수 있을까? 1심 법원은 치료비와 위자료 등 합계 1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1월3일 밤 10시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밖으로 잠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 위해 손잡이를 잡고 출입문을 안쪽으로 밀었다.

그 순간 출입문이 문틀에서 떨어지면서 A씨는 출입문과 함께 그대로 식당 안쪽으로 쓰러졌다. 유리로 된 출입문은 바닥에 닿으면서 깨졌고, A씨는 깨진 유리조각 위로 넘어지게 됐다.

다친 A씨는 병원 응급실에서 손과 손목 등에 봉합술을 받았고, 다음 날 같은 병원에서 얼굴 열상에 대한 봉합도 했다.

A씨는 식당 주인 B씨에게 사고로 인해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치료비와 위자료 등 약 1억20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B씨 측은 "출입문이 안전한 강화유리 소재였고 출입문 표식도 부착돼 있어 별도의 추가 조치 필요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면서도 "강화유리의 자파 현상(외부 충격없이 유리가 스스로 깨지는 것)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이란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고는 출입문과 문틀의 고정 부분에 하자가 있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B씨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고, 이 같은 의무 위반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또 A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채성호)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23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화물운송업에 종사하고 있던 A씨가 입원해 일하지 못한 일실수입(사고로 인해 잃어버린 장래의 소득)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통원 치료 방식으로, 별도 입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A씨가 주장한 14일 중 이틀만 받아들였다.

이어 A씨 측이 상처 봉합 때 지출한 기왕치료비, 향후 레이저 치료를 위한 장래치료비 중 일부, 위자료 500만원 등 1620여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B씨는 해당 소송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1월께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재판부는 소송을 이어받은 B씨의 배우자, 자녀들에게 상속지분에 따라 A씨 손해를 배상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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