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수급에 비용 부담까지 가중"..식품업계 위기 몰려온다
기사내용 요약
하반기도 원재료 수입 부담 가중 예상…밀가루·식용유 고공행진
치솟는 물류비·인건비 상승으로 고민↑…판가 인상도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올 하반기에도 식품업계의 제품 생산 비용이 급증할 조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곡물가격이 지속적으로 뛰고 있는 데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물류비 증가도 기업들을 힘들게 한다.
이 같은 생산 비용 증가는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판매 가격 인상이 번질 수 있다. 이런 가격 인상은 그대로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부담을 크게 느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경우 판매 가격을 올리고도 실적이 악화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원재료 수입 부담 가중 예상…밀가루·식용유 고공행진
당장 사료용으로 쓰이는 곡물 가격 폭등이 국내 축산업 분야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사료용 곡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국제 곡물가격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가장 먼저 나타날 조짐이다.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국내 밀가루 제조사들은 올해 3월 가정용 밀가루 가격을 최대 33% 인상했다. 20㎏은 밀가루 한 포대는 지난해 1만5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껑충 뛰었다.
또 B2B(기업간 거래) 밀가루는 국제 시세를 적용해 과자, 빵, 라면 등 가공 식품업체들에 공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비축해 놓은 원부자재가 소진되는 시기부터 생산 원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식용유도 갈수록 기업들의 부담을 죄고 있다. 18ℓ 식용유 한통 가격은 지난해 3만5000원에 거래됐지만 올 들어 6만5000원 이상 거래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공급 비중이 높은 해바라기유는 9만~1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치솟는 물류비·인건비 상승으로 식품업계 고민↑
올 초 배럴당 70달러 수준이었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월 들어 123.70 달러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8월물 인도분 WTI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2020년 1분기에 WTI가 배럴당 20달러 수준에서 거래된 것을 고려할 때 유가는 2년 만에 5배 이상 상승하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국제 물류비용도 꾸준한 증가세다.
국제 물류비의 기준이 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3월 2570.68포인트로 저점을 찍은 뒤 올해 초 5000.00 포인트를 넘었다. 최근에는 4000.00 포인트 수준으로 안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물류비용이 높다는 평가다.
인건비도 늘고 있다. 최저임금은 2017년 6470원에서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는 9160원을 기록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상승한다.
식품기업의 경우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다. 식품 원료의 경우 대부분 오랜 기간 보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구입할 수 밖에 없다. 물류비 상승이 제품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인건비도 마찬가지다. 식품 공장이 대부분 자동화돼 있지만 여전히 다른 산업 대비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공정이 많다. 인건비 상승분이 매번 기업들의 원가 상승 요인이라고 볼 수는 없어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판매가 올리고 싶은데 소비자 지갑 닫힐까 '걱정'
주요 식품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지 주요 제품군 판매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올해는 판매가 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 2년 연속 판매가를 조정할 경우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원재료, 물류비, 인건비 등 원가 상승 압박을 고려할 때 올 하반기에는 라면, 과자 등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캔햄이나 소시지 등 육가공품과 원유 가격 인상으로 유제품 가격까지 인상이 본격화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서민들이 주로 찾는 식품 가격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일 경우 실물 경기가 제자리를 맴돌고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자들의 소비 감소로 경기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식품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올렸는데도 불구, 판매율이 낮아져 실적이 떨어지는 기현상에 직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주요 식품 기업들은 제품 판매가 인상을 놓고 고민할 수 밖에 없다"며 "제품 가격을 올렸다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수 있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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