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확 늘어 6개월 9조 벌었다..'고통분담' 공언한 금융지주
주요 금융지주가 지난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등 예상대로 호실적을 나란히 발표했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이자이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증시 침체에 따른 증권 계열사 부진에도 그룹 맏형격인 은행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금리 쇼크에 노출된 취약차주 지원과 관련해 금융권에 대한 정부·여당의 고통분담 요구가 더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합산으로 8조96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8조910억원)과 비교해 10.8% 증가한 것이다. KB·신한·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하나금융지주는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탓에 소폭 역성장했다.
리딩금융그룹은 근소한 차이로 KB금융에 돌아갔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7566억원으로 신한금융지주(2조7208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우리금융도 1조76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하나금융(1조7274억원)을 제쳤다. 2분기만 떼어 보면 신한금융이 순이익을 가장 많이 냈다.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1조3204억원, KB금융은 1조303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호실적의 비결은 단연 이자이익이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17.3~23.5% 증가했다. 모두 두자릿수 증가율이다. 가계대출이 줄었지만 기업대출은 늘었고,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 대출자산의 리프라이싱(금리 재산정) 효과 등이 반영된 때문이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현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증권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해서다.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4대 금융지주 모두 충당금을 넉넉히 쌓아 손실 흡수 능력을 확대했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충당금전입액은 42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05.6% 증가했다. KB금융도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해 NPL(부실채권)커버리지비율이 업계 최고 수준(222.4%)이다.
호실적에 힘입어 나란히 주주환원정책 강화도 약속했다. KB금융은 2분기 결산 기준 주당 500원의 분기배당을 결의했고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자사주 소각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신한금융은 1분기(주당 400원)와 비슷한 수준에서 분기배당금을 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주당 800원, 우리금융은 주당 15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반기에도 순이자마진(NIM) 확대가 이어지고 금융지주 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재관 국민은행 재무총괄(CFO) 전무는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0.05~0.06%포인트가량 추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9월 말 소상공인 금융지원 종료를 앞두고 정부·여당의 서민·취약차주 지원 요구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나 취약차주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금융지주 회장들도 취약층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다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금리 상승기 저신용 취약차주와 자영업자 금리 감면 방안을 속속 발표한 가운데 금융당국과 각 금융협회, 개별 금융회사들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도 22일 구성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금감원·금융권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연착륙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로 했다"며 "개별 금융회사들의 자율적 차주별 조처 계획을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경우 전 금융권이 함께 수용 가능한 연착륙 지원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 14일 취약차주의 부담 완화를 위해 '125조원+α' 규모의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9월말 금융지원이 끝나는 소상공인 차주의 90~95%에 대해선 다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를 하도록 금융사들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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