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물어낼 뻔했던 코웨이..이 로펌 들어가서 판 뒤집었다 [이번주 이판결]

김형주 2022. 7. 2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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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이어진 수백억 특허전쟁
광장 IP팀, 수임 1년 만에 판결 뒤집어
코웨이 승소를 이끈 김운호 법무법인 광장 파트너변호사 [사진 출처 = 법무법인 광장]
얼음정수기 특허침해 소송 1심에서 패소해 청호나이스에 수백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위기에 처했던 코웨이가 7년 만에 열린 2심에서 원심 판결을 뒤집고 승소했다. 손해배상 청구 규모가 이례적으로 컸고 특히 1심에서 특허 침해로 판단됐던 쟁점이 완전히 뒤집혀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4민사부(부장판사 이광만)는 청호가 코웨이를 상대로 낸 특허권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청호 측의 25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와 판매금지 청구를 최근 모두 기각했다. 코웨이가 청호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7년 전인 2015년 1심 재판부는 코웨이가 청호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봐 코웨이가 청호에게 1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에서 결과가 뒤집힌 건 재판부가 코웨이 '스스로 살균 얼음정수기'와 청호 '이과수 얼음정수기' 기술의 핵심 원리가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호의 특허는 냉수를 미리 만든 뒤 얼음으로 만드는 방식이지만 코웨이 제품은 물 온도와 관계 없이 바로 얼음으로 얼리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코웨이를 대리한 김운호 법무법인 광장 파트너변호사(지식재산권팀)는 "양사 제품의 차이를 기술적으로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리를 재판부에 명확히 제시한 결과"라며 "1년 사이에 준비서면 12개와 참고서면, 기술설명자료 등 20개에 달하는 자료를 제출해 재판부를 이해시켰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두 정수기 기술의 핵심 원리가 같다고 보고 청호 측의 청구를 전부 받아들였다.

이번 판결이 더 주목되는 이유는 별건으로 진행된 특허무효 소송에서 법원이 청호의 특허를 인정했음에도 코웨이 측이 특허침해 소송에서 판결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특허침해 소송 1심에서 진 코웨이는 곧바로 청호 특허에 대한 특허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청호의 특허가 진보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특허 등록을 취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허가 무효가 되면 특허 침해도 주장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대법원과 특허법원은 "일부 요소의 구체적인 구성과 그 작동 방식이 선행 발명과 차이가 있다"며 청호의 특허를 인정했고 법조계에서는 특허침해 소송 2심에서도 법원이 청호 측의 손을 들어줄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김 변호사는 "특허침해 소송 1심 패소, 특허무효 소송 패소가 이미 이뤄진 뒤 사건을 수임해 불리한 상황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출신 김용섭 변호사와 대법원 지식재산권 전담조 연구관 및 서울고법 지적재산권부 판사 출신 변호사, 서울대 공대 출신 곽재우·송기윤 변호사 등으로 소송팀을 구성해 법리적으로 탄탄한 논리를 치열하게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허침해소송에서는 이례적으로 손해배상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했던 것도 이번 판결이 주목받는 이유다. 손해배상액은 소송 대상이 된 정수기의 판매액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코웨이는 청호가 소송을 내기 전부터 '스스로 살균 얼음정수기'의 판매를 중단했지만 이미 많은 제품이 팔려 배상액이 커졌다. 김상곤 광장 대표변호사는 "'얼음정수기 특허전'이라고 불릴 만큼 오랜 기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사건에서 광장 지식재산권(IP)팀이 최고의 전문성과 팀워크로 각고의 노력 끝에 일궈낸 쾌거"라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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