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골목길·강남 핫플서도 '삐빅'..휴가철 음주단속 잇단 적발
'골목길 우회' 오토바이 음주운전 적발..압구정선 4명 나와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박우영 기자 = "먹었어요. 먹었다고요"
오토바이에서 내린 50대 남성 A씨가 망연자실한 듯 음주사실을 인정했다. 이 남성은 양손을 벌리며 "이만큼(짧은거리)밖에 안 왔다"고 항변했지만 이미 비접촉식 음주측정기에 빨간불이 들어온 후였다. A씨는 본격적인 측정을 위해 100미터(m)가량을 이동하는 사이에도 음주 사실은 계속해서 인정했지만 "촬영 카메라가 뭐냐. 신경 쓰인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음주단속 현장 피해 골목길로 우회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덜미…면허정지 22일 오후 10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명지성모병원 앞.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음주운전 특별단속에 나섰다. A씨가 적발된 것은 오후 10시22분으로 단속이 시작된 지 20여분이 흐른 후였다.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왕복 6차선 도로를 막고 음주단속을 벌였다. 경찰은 음주단속 현장을 발견하고 우회하려는 차량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인근 골목길에도 경찰관을 배치하고 있었다.
A씨는 단속 중심도로가 아닌 골목길에서 적발된 사례다. 그는 '술을 먹고 나오자마자 단속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경찰들은 규정에 따라 술을 먹고 20여분이 흐른 후 기존 음주측정기를 불도록 했다. 또 준비된 생수로 입을 세번 헹구도록 권했다. 측정 결과 알코올 농도 수치는 0.067%로 면허 정지 기준(0.03%)을 한참 넘겼다.
경찰관들은 30여분 단속을 끝내고 영등포구 여의도동으로 이동했다. 단속 장소 유출을 우려해 단속지점을 옮기는 '이동 시 단속'이 보편화돼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단속지점은 여의도 식당가가 밀집한 동여의도에서 마포대교, 원효대교 등으로 접근하는 통로인 농협재단빌딩 앞 2차선 일방 통로였다.
경찰관들은 분주하게 안전고깔(라바콘)을 설치하고 30여분간 단속을 이어갔지만 한명도 단속되지 않았다. 10대에 1대꼴로 비접촉식 단속기 램프에 빨간불이 들어와 경찰과 운전자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지만 실제로 적발로 이어지진 않았다. 비접촉식 단속기는 손소독제, 방향제에도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날 단속을 관리한 영등포경찰서 교통2팀장 김용호 경감은 "음주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돼서 예전처럼 적발자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상 한번 단속에 나서면 1~2명 정도 적발된다는 설명이다.
◇압구정에선 4명 적발, 도주차량도 나와
비교적 조용했던 영등포구와 달리 같은시간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거리에서는 2시간 동안 4명의 음주 운전자가 쏟아졌다.
첫 적발은 오후 10시5분쯤이었다. 검은색 외제차에서 나온 20대 남성 B씨의 알코올 농도 수치는 0.032%로 면허 정지 수준인 0.03%를 약간 넘겼다. B씨는 "대리가 너무 안 잡혀서 그랬다"면서 "술 먹고 운전하면 안 되는데 죄송하다"고 반성했다. 소주 세잔을 먹었다고 밝힌 B씨는 채혈로 훈방 조치를 노려보기 위해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후 10시57분쯤 적발된 30대 남성의 수치는 0.074%로 역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이후 11시10분쯤 40대 여성은 알코올 농도 수치가 0.096%를 기록했다. 이미 면허 취소 기준(0.08%)을 넘긴 여성은 체념한 표정이었다.
11시20분쯤에는 한 차량이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도주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바로 순찰차가 뒤따라갔지만 멀리 쫓진 않았다. 강남경찰서 교통2팀 김정규 경감은 "계속 쫓아가 추격전으로 번지면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경찰차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추적 중이다.
마지막으로 11시43분쯤 40대 남성 C씨의 알코올 농도 수치가 0.125%를 기록해 면허취소 기준을 훌쩍 넘겼다. C씨는 50미터 정도밖에 운전하지 않았다고 항변하며 "좀 봐주실 순 없나. 수치를 빼줄 수 없나"고 읍소하기도 했지만, 경찰은 "그런 거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지난 22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서울 시내 곳곳에서 특별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주간에는 한강공원·유원지 등 피서객들이 몰리는 장소를 중심으로, 야간에는 이태원·홍대·압구정 등 유흥 밀집 지역에서 집중 단속을 벌인다.
늘어나는 휴가철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취지다. 최근 3년간 평균 휴가철(7월 22일~8월 21일)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휴가 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2%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며 음주운전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7월 20일 기준)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는 1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증가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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