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하→ 투자 직결 아냐".. '소수 대기업 특혜' 곳곳서 비판

김동욱 기자 2022. 7. 23.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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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법인세 개편으로 중소·중견기업보다 대기업의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최근 2022년 세제개편안 주요 내용을 발표한 뒤 자리를 떠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스1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법인세 개편안이 대기업 감세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세 부담 감소가 큰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대기업에게만 적용되고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된 과표구간 조정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2022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까지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경감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해당 개편안은 내년 1월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조치의 수혜는 소수 상위 기업만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기업(현행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은 2020년 기준 80여개로 법인세를 신고한 법인 수(약 83만8000개)의 0.01% 수준이다. 흑자가 발생해 법인세를 납부하는 흑자법인(약 53만2000개)으로 모수 범위를 좁혀도 법인세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기업은 0.02%에 그친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달 21일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정책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법인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하지만 실제 기업이 부담하는 총조세 및 부담률은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며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기업 활동 활성화라는 실익보다는 소수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의 세 부담을 덜기 위해 과표구간을 단순화할 것이라 밝혔다. 현행 ▲2억원 이하 10% ▲2억~200억원 20% ▲200억~3000억원 22% ▲3000억원 초과 25% 등 4개 구간에서 ▲5억원 이하 10%(중소·중견기업 대상 특례세율) ▲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 22% 등 2~3개 구간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과표구간 조정으로 과세표준 2억~5억원에 해당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은 기존 20%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10%의 법인세를 납부하게 됐다.

정부는 과표구간 조정으로 중소·중견기업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법인세 개편의 최대 수혜자는 대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법인세 개편으로 법인세수가 총 6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대기업 법인세가 4조1000억원, 중소·중견기업의 법인세가 2조400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전체 기업의 1% 수준인 대기업의 법인세 감소분이 99%를 차지하는 중소·중견기업의 법인세 감소분보다 약 1.7배 높다.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과표구간 조정보다 대기업을 위한 최고세율 인하가 더 큰 세금 감소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법인세 인하, 바로 투자로 이어지진 않을 듯"… 개편안 수정 가능성도


정부의 법인세 개편으로 중소·중견기업보다 대기업의 수혜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사진은 기업들이 몰려있는 서울 광화문네거리 모습. /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대기업이 법인세 감소로 확보한 재원이 투자로 이어질지 여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투자는 거시경제 상황, 산업 특성 등 다양한 이슈를 고려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봤을 때 높은 편에 속하는 법인세를 줄여준 것은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법인세가 줄었다고 해서 바로 투자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법인세는 한 개인이 아니라 기업활동에 매기는 세금이기 때문에 회사 뿐만 아니라 주주, 근로자, 소비자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대기업의 세금이 줄었다고 부자 감세로 단정지을 순 없다"고 부연했다.

중소·중견기업보다 대기업이 법인세 개편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안대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기업 중심의 법인세 개편안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부자 감세라고 비판받았던 이명박 정부 정책의 재탕"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튿날 기자간담회에서 "소수 기업에게 감세를 해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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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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