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후 '장외 정치' 나선 이준석..원내에서는 與 당권 두고 혼돈 심화

박지영 기자 2022. 7.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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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윤핵관' 지역구 있는 부산·강원 돌며 지지세 확인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사적채용' 논란으로 흔들려
장제원·안철수, 권성동 대행 체제 지지
김기현,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 언급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은 뒤로도 당내 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원외에서는 이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지역구를 돌며 ‘장외 정치’에 나서는가 하면, 원내에서는 당권 향방과 지도체제를 두고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강원 춘천시에 위치한 한 닭갈비 집에서 김진태 강원지사 등 당원을 만나는 자리에서 김 지사에게 강원도 홍삼액을 선물 받고 있다. /뉴스1

◇ ‘윤핵관’ 지역 순회 나선 이준석…차기 당권주자 여론조사에선 1위

지난 8일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부산·강원 등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권성동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곳을 연달아 방문하며 2030 지지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목요일”이라며 재차 당원 모집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가 윤핵관을 향해 일종의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20일에는 이 대표가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대표 지지율은 25.2%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18.3%), 나경원 전 의원(9.2%), 김기현 의원(4.9%), 장제원 의원(4.4%),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3.1%), 권영세 통일부 장관(2.4%)으로 집계됐다.

2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한 빌딩 옥상 전광판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응원하는 광고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뉴스1

◇ 권성동 대행 체제냐 조기 전당대회냐…차기 당권 두고 지도체제 혼란

한편, 원내에선 이 대표의 중징계 이후 당권의 향방과 지도체제를 두고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흔들리며 당내 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상태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장제원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권 의원은 최근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실언을 하며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권 대행은 ‘사적채용’ 논란이 불거진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행정요원 우모씨에 대해 “내가 추천한 인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제원 의원에게 압력을 가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등의 언급을 해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권 의원에 대한 비판을 하며 윤핵관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장 의원은 지난 20일 “권 대행 체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권 대행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양상을 보였다.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도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복합 위기를 극복할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이 뭉쳐야 할 때”라며 “여당은 의총에서 결의한 대로 현 당 대표(이준석)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권 대행 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 대표 궐위가 아닌 상황에서의 조기 전당대회론은 당장 실현될 수 없으며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 속에서 여당 내 혼란을 진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지도체제에 대한 당내 의견이 완전히 일치된 상태는 여전히 아니다. 또 다른 차기 당권 주자 김기현 의원은 지난 21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 대표가 다시 복귀하면 여당 내홍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 당은 전시(戰時)만큼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조기 전당대회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전시체제에 대응하려면 비상체제, 비정상적 임시 시스템으로는 역부족”이라며 현 체제의 불안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당대표가 없는 상황 속에서 여당의 임시체제가 불안정한 것은 사실이나, 현재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엔 현실성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비상체제라는 게 사실 임시체제”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하락하고,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보자면 임시체제가 국민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라고 볼 순 없다”고 했다.

신 교수는 “문제는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로서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할 법적 근거는 없다”며 “(검사 출신의) 윤 대통령은 그런 위법한 행위를 무리해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나오는 조기 전당대회 등 여러가지 시나리오는 필요성은 있되, 현실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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