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세 바이든 백신 4차례 맞고 확진… “난 괜찮다”
만 79세 고령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21일(현지 시각),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증세가 경미하며,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조기 복용해 중증으로 갈 위험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격리 상태에서 비대면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최소 5일간 격리한 뒤, 이후 검사에서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으면 대면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부인 질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격리 없이 공식 일정을 계속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게재한 영상에서 노타이 셔츠 차림에 정장 재킷을 입고 나와, “여러분의 우려는 고맙지만 믿어라.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주치의 케빈 오코너 박사는 “바이든 대통령은 콧물과 피로감이 주를 이루고 가끔 마른 기침을 하는 경미한 증상을 겪고 있다”며 “대통령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두 차례 부스터 샷을 맞았기 때문에 좋은 경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 조정관은 기자회견에서 “매우 강력한 항바이러스제로 치료받고 있는 것도 중증으로 갈 위험성을 줄여준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숨을 잘 쉬고 있고, 산소 포화도는 정상”이라고 밝혔다.
4차례 백신을 접종한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에 걸린 것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코로나 재확산의 위험을 일깨우는 경고장으로 받아들여진다. 일본에선 하루 확진자가 18만 명을 넘으며 역대 최다(最多)를 기록했고 유럽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에서 매일 8만~14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2년 넘는 코로나의 피로감 탓에 다들 눈앞의 위기에도 무감각해지고 있다. 호주의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많은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도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다”며 “코로나 위험성에 대해 일종의 ‘집단 기억 상실증’에 걸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이날 발생한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15만3040명이다. 숫자만 보면 하루 70만~90만명의 확진자가 나오던 지난 1월 오미크론 유행기는 물론, 하루 20만 명쯤 확진자가 발생하던 2020년 겨울보다도 적다. 하지만 CNN은 지난 11일 전염병학자 마이클 미나 박사를 인용해 “미국 전역에서 최소 100만 건 정도는 신규 감염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22일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19만5160명을 기록했다. 도쿄에서만 3만499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신규 확진자가 1만명대까지 떨어졌지만,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전파되면서 매일 1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숫자상으론 코로나 최대 위기 국면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코로나 밀접 접촉자의 자가 격리 기간을 과거 5일에서 3일로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경기 침체 우려 탓에 음식점 영업 제한과 같은 규제에도 신중한 태도다. 일본에서도 확진자가 발표 숫자보다 실제론 3~5배 많을 것이란 비관적인 예측도 나온다. 발열 등 증세가 있어도, 코로나 검사를 회피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도쿄에 사는 스즈키 가즈에 씨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도 줄었는데, 코로나 확진되면 바로 일자리를 뺏긴다”며 “주변에도 열이 나면 다른 핑계 대고 하루이틀 쉬고 마는 지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무려 5억6000여 만 명에 달하는 코로나 확진 경험자도 코로나 무감각의 배경으로 꼽힌다. 누적 확진자 수는 미국이 9005만명, 프랑스 3346만명, 독일 3013만명, 영국 2342만명, 이탈리아 2038만명, 한국 1901만명, 일본 1061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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