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히트 반년 만에 이렇게 쪼그라들지 몰랐다"
인터넷 포털·배달·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코로나 비대면 특수를 타고 급성장했던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주춤하고 있다.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새 성장 전략을 제시하지 못해 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증권가에선 네이버·카카오의 실적 전망을 낮추고 있고, 배달 플랫폼 결제액은 지난달 올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수수료에 대한 소비자 반감,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인력난도 K플랫폼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로 온라인 광고나 커머스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데다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 특수 끝나고 수수료 역풍 불자 주춤하는 ‘K플랫폼’… 네이버·카카오도 성장세 주춤
증권사들은 최근 네이버·카카오의 2분기 실적을 10%가량(영업익 기준) 하향 조정했다. 22일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네이버는 2분기 매출 1조9923억원과 영업이익 3479억원, 카카오는 매출 1조8321억원과 영업이익 158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망치상으로는 네이버가 전년 동기 매출 19.8%, 영업이익은 4.7% 상승했고 카카오는 매출 35.5%, 영업이익이 8.1%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성장세에는 한참 못 미친다. 카카오는 작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0년에 비해 각각 42%, 66%나 증가했고, 네이버도 매출 30.4%, 영업이익 8.9%의 성장세를 보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웹툰 이상의 성장동력을 보여줘야 하며,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대체할 신규 비즈니스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배달 플랫폼 업계는 진퇴양난 상태다. 앱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 등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 3사의 6월 결제 추정 금액은 1조8700억원으로 지난 3월보다 21% 감소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다. 업계에서는 “비수기인 4~5월이 지나면 6월부터 수요가 늘어나야 하는데 심상치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한 배달 라이더 확보 경쟁을 위한 비용도 부담이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배달의민족은 배달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비용이 2020년 1816억원에서 지난해 5740억원으로 3배로 늘었다. 그 결과 이용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도 건당 4000원이 훌쩍 넘어가면서 소비자 반감마저 커진 상황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라이더 비용은 업체들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택시·OTT도 엔데믹 여파 직격탄
택시 호출 플랫폼 업계는 택시 대란과 시장 1위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로 혼란한 상태다. 코로나 기간 동안 서울 지역 택시기사가 15%나 감소한 데다 엔데믹 이후에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서비스에 대한 규제와 택시 업계의 반발 등으로 인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힘든 상황이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려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OTT 플랫폼도 위기다. 22일 모바일 앱 사용량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산 OTT인 웨이브·시즌·왓챠는 올해 들어 사용자가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14일에는 티빙이 KT의 OTT 서비스인 시즌을 흡수 합병한다고 밝혔다. OTT 업계 관계자는 “오징어게임 히트 반년 만에 이 업계가 이렇게 쪼그라들지 누가 알았겠느냐”며 “업체 간 무한 경쟁에서 생존을 위한 공생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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