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핵심연구 조작 의혹..16년간 정복 노력 물거품 되나

권영은 2022. 7. 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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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의 핵심을 밝힌 것으로 지난 16년 간 알려져 있던 논문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그동안 알츠하이머 정복에 들인 막대한 규모의 연구 자금은 물론 인류의 노력이 물거품이 돼버린다.

이 논문 이후 알츠하이머 연구자들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치료법을 찾는 데 집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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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관련 논문 중 최다 인용된 
2006년 미네소타대 연구팀 논문
사이언스지, "이미지 조작 증거" 발견
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의 핵심을 밝힌 것으로 지난 16년 간 알려져 있던 논문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그동안 알츠하이머 정복에 들인 막대한 규모의 연구 자금은 물론 인류의 노력이 물거품이 돼버린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는 6개월간 조사 결과 2006년 미네소타대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이 조작됐다는 '놀라울 정도로 명백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자들의 의견을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던 해당 논문은 어린 쥐에게 주입했을 때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 유형을 발견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뇌에 존재하는 평범한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가 신경세포 표면에 플라크로 장기간 지속적으로 쌓여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된다는 이론의 확실한 근거로 여겨졌다. 2,300건 인용되면서 지금까지 나온 알츠하이머 관련 논문 중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으로 꼽힌다. 이 논문 이후 알츠하이머 연구자들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치료법을 찾는 데 집중해왔다. 당시만 해도 전무했던 미 국립보건원(NIH)의 관련 지원금도 지난해 2억8,700만달러(약 3,753억 원)까지 늘어날 정도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매슈 슈래그 미 밴더빌트대 교수로부터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슈래그 교수는 실험용 알츠하이머 약물에 관한 별도 조사에 참여하면서 이상 징후를 발견했고, NIH에 제출한 내부고발 보고서에서 해당 연구에 대해 "연구 분야 전체를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주장을 검토한 사이언스지는 이를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근거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데니스 셀코 하버드대 교수는 사이언스에 "미네소타대 연구팀이 발견한 아밀로이드가 존재한다는 증거조차 거의 없다"고 사이언스지에 말했다. 분자생물학자이자 유명 포렌식 이미지 컨설턴트인 엘리자베스 빅은 "문제의 논문이 각기 다른 실험에서 나온 이미지 일부를 결합한 것으로 보인다"며 "얻어진 실험 결과가 애초 원했던 결과가 아니었을 수도 있고, 데이터가 가설에 더 잘 맞게 변경됐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NIH는 슈래그 교수의 주장을 검토하고 있으며,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이 문제를 미 정부 연구 진실성 사무소에 넘길 수 있다. 네이처 역시 조사에 착수했고 해당 논문 페이지에 결과를 활용할 때는 주의하라는 경고 문구를 실어둔 상태다.

저자들은 사이언스에 답변을 거부하면서 여전히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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