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내 가족 망쳐"..이단 종교 피해 이례적 성토

황윤태 2022. 7. 2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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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저격범이 종교 때문에 가정이 망가진 게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해 논란이 됐었는데요.

국내에서도 종교로 인한 가정불화로 40대 남편이 부인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종교가 원인이 된 강력범죄가 이어지자 종교 피해 대처 전문가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종교의 특정 교리나 문화에 문제가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황윤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선거 유세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저격한 40대 남성은 범행 동기로 종교를 지목했습니다.

모친이 통일교에 빠져 파산했다고 생각해 왔는데, 아베 전 총리가 연설 영상을 보낸 걸 보고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야마무라 카즈히사 / 일본 경찰 : 특정 단체에 원한이 있는데 아베 전 총리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본인이 진술하고 있습니다.]

가족 내 종교 갈등이 범죄로 이어진 사건은 일본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지난달 전북 정읍에서는 49살 노 모 씨가 부인과 처남댁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노 씨는 부인과 딸이 특정 종교단체에 다닌 뒤부터 이혼과 관계 단절을 요구하고 있다며 네 차례 상담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노 모 씨 / '정읍' 사건 피의자(사건 당일) : 사실은 남자관계가 있다면 이혼을 할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이제 000라면 이혼 사유가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신앙생활은 해도 집에는 와야 할 거 아니냐….]

그러나 이후에도 부인이 거듭 이혼을 요구하자 결국, 화를 참지 못했습니다.

[오명현 / 목사·당시 상담사 : 어떻게 하면 가족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싶어서 상담전화를 요청했던 거고, 아내가 가출했을 때도 다시 돌아오라고 애절하게 요청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10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던 다른 종교 총재는 최근 또 다른 외국인 신도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황.

종교와 관련한 강력 사건이 잇따르자 피해 대처 전문가들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종교의 교리와 문화에 대한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홍연호 / 유사종교피해대책범국민연대 위원장 : 대한민국은 가정파괴와 국가 재난으로 이어지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전매특허인 사기 포교를 규제하고 금지하는 규제책과 처벌법의 제정이 시급합니다.]

[와타나베 히로시 / 변호사·일본 통일교 피해자 단체 부대표 : 우리 단체는 정체를 감추고 포교활동을 해서 재산을 갈취하는 행위, 바칠 돈이 없으면 빚을 내서라도 돈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사회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법원에서도 일부 종교의 포교 방법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판결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종교단체들은 대부분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통일교 측은 신도 개인의 의지로 종교 행위가 이뤄진다며, 아베 총리 저격범의 주장에 어폐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읍 살인사건과 관련된 종교 단체는 개인 사정을 알긴 어렵다면서도, 여러 원인이 얽혀 발생한 문제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총재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종교 단체도 경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억측을 삼가달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종교활동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이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종교의 자유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YTN 황윤태입니다.

YTN 황윤태 (hwangyt264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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