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충 식물' 모방한 친환경 기름뜰채
[KBS 대전] [앵커]
바다에 기름이 한 번 유출되면 큰 피해를 남기기 때문에 확산하기 전 빨리,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게 관건인데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식충식물이 곤충을 잡아먹는 원리를 모방해 유출된 기름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연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식충식물 네펜데스입니다.
비가 오면 네펜데스 섬모가 물을 머금어 두껍고 미끄러운 수분층을 만드는데 여기에 곤충의 발이 미끄러지도록 해 잡아먹습니다.
[안병주/국립세종수목원 전시원 관리실 주임 : "꿀샘에서 분비된 꿀의 향과 색에 의해서 유인돼요. 섬모에 의해서 또 미끄러져서 빠지게 되거든요. 통 안에 빠지게 되면 그 안에 있는 선세포에서 소화효소가 나와서 그걸로 곤충을 녹이게 됩니다."]
네펜데스가 곤충을 잡아먹는 원리를 모방해 만든 뜰채입니다.
물과 기름이 섞인 수조에 뜰채를 넣고 퍼 올리자 물은 통과하고 기름만 뜰채에 남습니다.
네펜데스의 섬모처럼 나노 섬모가 수막을 만들어 물은 통과하지만 기름은 미끄러져 걸러지도록 한 겁니다.
기름 뜰채는 10분간 작업했을 때 흡착포 9백 장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해경에서는 이미 기름 유출 현장에서 쓰고 있습니다.
[문명운/한국과학기술연구원 극한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점도가 너무 높으면 흡착포가 흡착을 못 하게 되는데요. 저희는 떠서 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거의 고형화된, 약간 고체 같은 기름 들을 잘 떠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죠."]
연구진은 이번 기술을 기름제거용 장갑이나 의류 제작에도 적용하는 한편 드론 등을 이용해 사람이 직접 가지 않고도 유출된 기름을 제거할 수 있는 자동화 장비도 개발 중입니다.
KBS 뉴스 이연경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이연경 기자 (yg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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