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의 대리협박 “우크라, 핵전쟁 피하려면 영토 양보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이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갈림길에 서있다”며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 복귀와 무조건적인 영토 양보를 종용했다. ‘핵전쟁’까지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의 굴복을 강요한 것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현 상태에서 멈추고,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며 “여기서 더 멀리 가면 핵전쟁의 심연(深淵)이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아직 모든 전력(戰力)을 쏟아붓지 않았다”며 “지금이 우크라이나가 가장 좋은 조건으로 전쟁을 끝낼 기회”라고도 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를 향해 “협상 테이블에 나와 앞으로 절대 러시아를 위협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러시아가 통제 중인 동남부 지역들을 잃어버린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러시아의 영토 침탈을 무조건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루카셴코의 발언은 돈바스와 크림반도, 흑해 동부 연안을 모두 넘기라는 러시아 요구 사항과 일치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서는 러시아가 루카셴코 대통령을 앞세워 우크라이나를 협박했다고 평가한다. 현재의 교착 국면이 러시아에 유리하지 않은 것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대외첩보기관 ‘MI6′의 리처드 무어 국장은 이날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러시아군의 병력 보충과 보급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수주일 내 상당한 전력 약화를 겪을 수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에 반격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 등 서방제 장거리 포병 무기로 러시아군 후방 보급선을 타격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이날 자국 통화 ‘흐리우냐’의 미국 달러 대비 가치를 25% 절하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로 1달러당 흐리우냐 환율은 29.25흐리우냐에서 36.5686흐리우냐로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경제가 겪은 변화와 미국 달러의 강세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경제는 지난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0%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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