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발 물가 상승 막아라!..물가 잡으려 전 세계 '역통화전쟁'
[앵커]
이렇게 유럽중앙은행까지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달러화 강세에 맞서 자기네 통화 가치를 높이는 세계 각 나라의 이른바 '역환율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뉴욕 연결해 더 짚어보겠습니다.
한보경 특파원, 유럽중앙은행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 데에는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는 걸 막겠다는 계산이 깔린 거겠죠?
[기자]
네, 유럽중앙은행도 너무 비싸진 미국 달러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유럽 경제가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다가,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사실상 미국 달러만 '나홀로 초강세'라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미국 따라 앞다퉈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올 2분기에만 55개 나라 중앙은행이 모두 62차례에 걸쳐 0.5%p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한 걸로 추산됩니다.
이달에도 18차례나 됩니다.
[앵커]
많은 나라들이 이렇게 금리 올려서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어요?
[기자]
결국 물가 때문입니다.
특히 수입물가 때문인데,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통상적으로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율은 오르는 거라 수출할 때 가격 경쟁력이 좋아집니다.
대부분 나라들이 수출에 유리한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일부러 유도하기도 했는데, 이걸 두고 '환율 전쟁'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반대로 이른바 '역환율 전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세계 교역의 40% 가량이 달러화로 이뤄지는데 비싸진 달러가 각 국의 수입 물가를 흔들다보니 물가 잡기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 올리는 게 급선무가 됐고, 그래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 역시 전체 수입의 80% 이상이 달러화로 결제되고 있기 때문에 1,300원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큰 부담입니다.
[앵커]
언제쯤 달러 강세가 좀 누그러질까요?
[기자]
그건 달러화를 움직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에게 달렸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야 가능할 겁니다.
현재 물가 사태를 예측 못했듯이 연준이 이 시점을 예측하기도 물론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연준은 다음 주 열릴 통화정책회의에서도 0.75%p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지한샘/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김나희 이지은/그래픽제작:이근희 고석훈
한보경 기자 (bkh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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