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사건 조작이라도 사람 안 죽였는데 자백할 수 있을까"

탈북어민 '강제 북송' 논란 관련
"합동신문서 자백은 한 것 같다"
당 "흉악범 아닐 수도"와 결 달라
권영세 통일 장관도 "살인 개연성"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22일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아무리 사건을 조작하고 왜곡한다고 해도 사람을 죽이지 않았는데 자백할 사람이 있을까”라며 “그건(살인은) 전제로 하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살인자가 아닐 수 있다고 주장한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와 결이 다른 입장을 밝힌 것이다.

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당시 합신(합동신문) 자료에 그들이 살인을 했다고 자백 진술은 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 의원은 “저는 탈북민 입장에서 일단 흉악범이라는 전제하에, 살인자라고 하더라도 강제추방이 우리 헌법과 현행법에 (근거가) 없기 때문에 잘못됐다 이런 논거로 계속 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소스가 들어오기 때문에 그러면 누구 소스가 팩트냐 이거는 단정짓기 힘들다”며 “이 사건은 검찰 조사 중인 사건이다. 흉악범이다 아니다 그 문제는 검찰 조사자료가 발표될 테니 기다려보고, 저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북송 과정에) 직권남용이 있었느냐 이걸 본다”고 말했다. 북송 어민들이 살인자인지 아닌지로 논란을 키우지 말고, 사건의 본질인 북송 과정에 집중하자는 제안으로 해석된다.

TF 위원장인 한기호 의원은 지난 20일 회의에서 익명의 탈북민 주장을 인용해 탈북 어민들이 16명을 살해했다는 주장은 북한이 이들의 송환을 위해 거짓말한 것이며 이들은 주민 16명의 탈북을 돕다 당국에 발각돼 탈출한 ‘탈북 브로커’라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당시 이들을 조사한 자료를 공개하자는 더불어민주당 제안에 대해 “저희 당은 공개하자는 입장은 정립 안 됐는데, 개인적으로 한번 합신자료를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TF는 이날도 기자회견을 열어 “16명 살해라는 자백을 받고자 했지만 증거도 없고 탈북민 증언도 일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흉악범으로 단정하고 일사천리로 북송 작전을 펼쳤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태 의원은 TF 기자회견 후 “정부·공안당국 발표에도 살인 자체를 부정하는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이날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탈북 어민들이) 살인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SBS 8뉴스>에 출연해 “합동조사 과정에서 두 사람의 (진술이) 일치해서 살해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봐서는 그렇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장관은 또 통일부가 2019년 11월 북송 당시 사진·영상을 공개해 갈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