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간 이준석 "왜 내가 힘들 거라 생각하나"

문광호 기자 2022. 7. 2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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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지지자 40여명과 만나
'정치 계속할 것' 의지 내비쳐
공직후보 자격시험 폐지 우려엔
"정착된 제도 고치기가 쉽겠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전주에서 당원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문광호 기자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전북 전주를 찾았다. 이 대표는 “다들 왜 내가 힘들 거라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걱정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이 도입한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PPAT) 등이 없어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 “한번 정착된 제도는 쉽게 고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광주, 목포, 순천에 이어 전주를 찾은 것은 ‘서진정책’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북대학교 근처 한 분식집에서 당원, 지지자 40여명과 만났다. 이 대표는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참석자들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했다. 이 대표는 잠행 중 발언이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 대표는 “전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따로 연락을 안 드리고 왔다”고 말했다.

식당 안을 가득 채운 참석자들은 이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공지문을 보고 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대다수는 2030 남성이었다.

이 대표는 징계 후 힘들지 않냐고 걱정하자 “왜 힘들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자들을 안심시키고, 복귀 등 정치 경로를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추진한 개혁이 퇴보할 것’이라는 우려에는 “한번 정착된 제도는 고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기간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잠행한 데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저를 얕잡아보고, 제가 욱해서 그랬다고 한다. 욱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표의 전주행은 ‘서진정책’을 실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잠행 중 제주, 목포, 순천, 광주, 진주, 창원, 부산, 춘천 등을 찾았다. 일정 절반을 호남 방문에 할애한 셈이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에도 광주를 찾았다.

전주 시민들 의견은 엇갈렸다. 허나영씨(22)는 “자숙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이 대표의 호남 발언이) 신뢰가 안 간다. 보수정권 시절 호남 발전이 너무 안 이뤄져서 이번 정권도 똑같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대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김영준씨(24)는 “남녀를 갈라놓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도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모씨는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당대표가 됐는데 대통령이 되고 나니 필요 없는 카드라고 느껴져서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조모씨(30)는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에게 찍혀서 팽당한 게 아닌가 싶다”며 “둥글둥글하지가 않아 ‘어린 놈이 까부네’라는 생각으로 혼내주려고 한 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강원 원주 일정이 외부에 알려지자 취소하고 충북 충주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대표 징계 후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인다는 질문에 “영향이 있다, 없다고 그거 하나만 보고 판단할 수 있느냐”고 하며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 징계를 제대로 했다는 여론이 높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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