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감사원 "유동규, 성남 도개공에 백현동 개발사업 손떼라 지시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남시장으로 있었던 2016년 그의 최측근인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이 실무자들에게 “성남도개공은 백현동 아파트 개발 사업에서 손을 떼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경기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 개발 특혜’ 의혹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민간 시행사인 A사가 백현동 아파트 개발 이익(3142억원)을 모두 가져갔고, 도개공은 사업 참여로 최소 314억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유 전 본부장의 지시로 이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문에 따르면, 성남시는 2015년 9월 백현동 아파트 개발 부지의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해줬다. 당시 성남시는 ‘이 사업에 성남도개공이 참여한다’는 조건부로 용도 상향을 해줬다.

그런데 2016년 7월 유 당시 기획본부장은 실무자들에게 “도개공은 할 일이 없다. (백현동 사업에서) 손 떼라”고 지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용도 상향의 이익을 모두 A사에 몰아준 셈이다. 게다가 성남시는 같은 해 1월 백현동 아파트 1223가구를 100% 민간 임대아파트로 공급한다는 기존 계획을 바꿔 123가구(10%)만 임대아파트로 하고, 나머지 1100가구는 일반 분양을 할 수 있게 해줬다. 감사원은 “성남시의 부당한 사업 계획 변경으로 A사는 최소 256억원에서 최대 641억원의 추가 개발 이익까지 올렸다”고 했다. 백현동 아파트 개발과 관련한 성남시의 용도 상향, 아파트 공급 계획 변경 등의 이익이 모두 A사에 돌아갔으며 이는 위법·부당한 특혜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시장이 내부 회의에서 주제와 상관 없는 백현동 사업을 거론하며 “잘 추진 되고 있죠?”라고 물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감사원은 그러면서 “성남시가 애당초 검토했던 백현동 사업 참여 비율(10%)로만 계산해도 (최소) 314억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사업 포기로 기회를 상실했다”고 했다. 감사원은 또 성남시가 처음엔 A사로부터 R&D(연구·개발) 센터 건물을 기부채납 받기로 했는데, 실제로는 이 센터 대신 개발도 못 하는 ‘보존 토지’를 기부채납 받아 시에 291억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했다. 전직 감사원 간부는 “민간 시행사가 3000억원 넘는 백현동 개발 이익을 독식하게 하고 시에는 600억원 넘는 손해를 끼쳤다는 얘기”라며 “경찰 수사 등으로 배후가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의원 측은 이날 ‘백현동 개발은 특혜’라는 감사원 발표에 대해 “(2015년 당시) 국토교통부 등이 (용도 상향을) 공식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날 공개문에서 “성남시는 (백현동 개발 허가 전인) 2014년 국토부의 요청으로 용도 변경(상향)이 강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당시 이 의원이 시장으로 있던 성남시가 용도 상향을 결정했다고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