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호출 취소하면 5만원 내라?" 수수료 폭탄, 이대로 괜찮나요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최근 20대 여성 직장인 P씨는 퇴근하기 위해 30분 후 도착하는 택시를 예약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귀가 시간이 늦어지자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취소했다. P씨는 며칠 뒤 취소 수수료로 운임요금 전체인 3만3000원이 결제돼있는 걸 발견했다. 예약 택시를 취소해 수수료를 무는 건 이해가 가지만 너무 과하단 생각이 들었다. 취소 당시 별도 고지도 보지 못했다.

#또 다른 여성 직장인 A씨는 2020년 2월경 모 택시 플랫폼을 통해 이수역에서 택시를 호출했다. 하지만 그 전에 동료가 거리 택시를 잡아줘 택시 기사와 통화한 후 호출을 취소했다. A씨는 취소 수수료는 보통 2000원에서 5000원 사이로 알고 있었는데, 다음날 확인해보니 5만원이나 자동결제되어 있었다.

국내 택시 플랫폼의 취소 수수료가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플랫폼은 수수료에 대한 정보 제공도 미흡해 수수료 안내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지난 21일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택시 플랫폼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택시 플랫폼 관련 소비자불만은 총 483건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불만 유형은 ‘부당 요금 부과’가 166건으로 34.4%, ‘은행 중 서비스 미흡’은 102건으로 21.1%, 그리고 ‘취소 수수료 과다’가 82건으로 17% 순으로 나타났다. 요금 관련 불만이 절반을 넘긴 것이다.

직장인 P씨는 최근 예약 택시를 취소했다가 수수료만 3만3000원이 결제됐다.[독자 제공]

[한국소비자원 제공]

특히 국내 7개 택시 플랫폼(카카오T·타다·UT우버·I.M·마카롱 M·티머니onda·반반택시) 중 예약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이용하다가 과도한 수수료 피해를 본 사례가 나왔다. 예약 호출 서비스는 카카오 블랙·벤티, 타다 넥스트·플러스 등 각 플랫폼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의미한다.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예약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 곳은 1시간 미만 이내 취소하면 운임의 100%까지 부과하고 있었다. 소비자는 택시를 이용하지 않고도 이용요금 전액을 부담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각 서비스에서 무료로 예약 취소가 가능한 시점이 천차만별일 뿐 아니라 최대 5만원까지 취소 수수료가 발생했다.

문제는 정보제공도 미흡하다는 점이다. 카카오T의 경우 예약 시 작은 기호(?)를 별도 클릭해야 취소 수수료를 확인할 수 있었고 마카롱M의 경우 예약 전후에는 아무 설명 없이, 예약 취소 시에만 수수료를 안내하고 있었다.

한국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택시 플랫폼 사업자에게 ▷취소 수수료 고지 강화 ▷예약 호출 취소 수수료의 합리적 조정 ▷사업자의 계약 불이행 시 손해배상 규정 마련 등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