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10만 년 봉인" 세계 유일 방폐장 핀란드 온칼로에 가다

윤파란 2022. 7. 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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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원전 생태계를 조속히 복원하겠다"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0%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수명이 다한 노후원전 18기를 계속 돌리고, 가동률도 높이겠다고 합니다.

노후원전의 안전도 불안요소지만 그 말고도 큰 걸림돌이 있습니다.

바로 매년 700톤씩 쏟아지는 사용후 핵연료, 즉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입니다.

우리는 수십 년간 저렴하고 효율적인 원자력발전소를 돌리면서도, 이 고준위 핵 쓰레기 처리방안은 미래세대에 떠넘기면서 44년을 흘려 보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 까다롭고 어려운 숙제를 풀어낸 곳이 있습니다.

북유럽의 핀란드입니다.

지하 450미터 아래에 고준위 핵폐기물을 10만 년 동안 묻어두는 최종 처분장을 만들었는데요, 그 시설도 시설이지만, 이걸 만든 과정을 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윤파란 기자가 이 핀란드 지하 처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지하갱도의 문이 열립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현재 지하 420미터 정도 내려왔습니다."

잠시 후 거대한 지하 공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세계 최초의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 핀란드 '온칼로'입니다.

약 10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이곳은 450m 터널의 끝 부분입니다.

앞으로 이곳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 묻히게 됩니다.

온칼로 터널의 벽면은 단단하고 건조합니다.

지하수가 거의 없는 화강암 암반은, 20억 년 동안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암반 조사를 위한 구멍이 곳곳에 뚫려있고 폐연료봉이 들어갈 자리가 표시돼 있습니다.

[파시 투오히마/방폐장 운영사 대변인] "'최장의 안전'은 영구 핵폐기물 처분장의 가장 핵심 연구였습니다. 우리는 암반이동과 지반 융기, (빙하가 있는) 그린란드 (등을 모두 연구했습니다.)"

사용 후 핵연료의 방사선량은 7천 밀리시버트, 직접 노출되면 대부분 하루 만에 사망합니다.

방사선 수치가 자연 상태로 떨어질 때까지, 무려 10만 년이 걸립니다.

지금까지 찾아낸 유일한 해법은 '심층처분'.

폐연료봉을 5cm 두께의 구리 캡슐, 즉 캐니스터 안에 밀봉해 땅속 깊이 묻어버리는 겁니다.

캐니스터가 묻힌 구덩이는 지하수가 스며들거나 새어 나오는 걸 막기 위해 벤토나이트라는 물질로 완전히 막습니다.

"(핵 폐기물) 캡슐이 저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벤토나이트로 채우게 됩니다."

9천 톤 분량의 핵폐기물이 묻히면 이후 터널 전체가 콘크리트로 메워져 방폐장은 완벽히 지상과 분리됩니다.

수만 년 이후 닥칠 수 있는 빙하기나, 미래 인류의 침입까지…

온칼로는 앞으로 10만 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했습니다.

미래 세대가 이 공간에 무엇이 묻혔는지 알지 못하더라도 지상의 생태계가 계속 이어지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안띠 유우센/온칼로 지질학자] "이곳이 폐쇄된 이후에는 아무도 430미터 아래의 사용 후 핵연료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시설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로 그 위에 사람이 살 수 있을 겁니다."

온칼로가 위치한 에우라요키 시민에게 직접 지급되는 보상금은 없습니다.

대신, 매년 2천만 유로, 우리 돈 260억 원가량이 세금으로 걷혀 오롯이 시에 돌아갑니다.

[오스모 아아비스또/에우라요키 시민] "(건설 이전과 비교해) 지역 사회 전체에 경제적 이익이 얼마나 오는지가 바뀌었죠. 물론 전기도 옵니다."

핀란드는 이르면 내년부터 원전 3기에서 나오는 핵 폐기물을 이곳 온칼로에 매장합니다.

핀란드는 최종처분장을 찾기 시작한 뒤 29년 만에 첫 매립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후 핵폐기물을 100년간 차곡차곡 쌓은 뒤 이곳은 10만 년 동안 완전히 인류로부터 격리됩니다.

핀란드 온칼로에서 MBC뉴스 윤파란입니다.

영상취재: 이보문(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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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보문(부산)

윤파란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91226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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