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평 옥쇄투쟁' 마친 유최안..제1독 울려퍼진 "사랑합니다, 투쟁!"
22일 대우조선해양 조선하청지회와 하청업체간 임금협상 합의안이 타결되면서 유최안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도 0.3평 철제 구조물에서 해방됐다.
협상 타결이 발표된 뒤 철제 구조물 입구가 뜯기고 유 부지회장은 들것에 실려 대기 중이던 앰뷸런스에 탔다. 유 부지회장과 고공농성 노동자 6명이 내려오자 다리 위에 선 100여명 조합원들이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투쟁!” 구호를 외쳤다.
유 부지회장은 지난달 22일 6명의 동료들과 함께 조선소 제1독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유 부지회장은 철제 구조물에 스스로를 구겨넣은 뒤 입구를 다 용접해버렸다. 30일 넘게 일어서지도 제대로 눕지도 못했다. 생리현상은 기저귀로 해결했다.
임금협상 합의안이 나온 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118명 중 109명(92.4%)이 찬성표를 던져 이를 가결시켰다. 공권력 투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고자 하는 마음과 함께 유최안 부지회장 등 ‘끝장 농성’을 벌인 노동자 7명의 안전을 걱정하는 마음이 영향을 미쳤다.
협상 타결 이후 구조물에서 나와 기자들을 만나려 했던 유 지회장은 인터뷰 직전 이를 취소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심적으로 너무 괴롭고 지쳐서 지회에서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노조 대표단 5명만 제1독으로 내려가 유 부지회장 등을 만났다. 제1독 앞 다리에 도열한 100여명의 조합원들은 현수막을 높이 들고 그 모습을 가려주었다.
현수막 너머로 철골이 떨어지는 소리가 ‘쿵, 쿵’ 하며 울렸다. 유 부지회장이 스스로를 가둔 철제 케이지를 뜯어내는 소리였다. “저희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 아픔을, 저 동지의 고통을…” 강인석 부지회장이 다리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우리 하청노동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 있는지 들어주십시오. 오늘은 유 부지회장 대신, 하청노동자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더 많이 찍어주십시오.” 스피커에서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0.3평이라는 공간에 자기 자신을 가둔 그 31일간의 모습이 조선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그 자체였다”며 “이번 투쟁은 그 삶을 전국 사회적 문제로 확산시켰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거제 |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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