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문 열렸지만.. 경찰국·언론개혁·세제개편안 등 난제 '수두룩'

박지원 2022. 7. 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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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원구성 타결 이후 전망
與 행안위원장 3선 이채익 낙점
野 과방위원장은 강경파 정청래
어민 강제 북송·검수완박 후속 등
여야 입장차 커 원활한 조율 난망
대통령실 "조만간 의장단과 회동"
원구성 협상 타결로 국회가 마침내 정상화됐지만 여야 간에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직 산적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세제개편안과 ‘3대 개혁’ 과제 등에 관한 야당과의 입장 차를 원활히 조율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겨우 문 열린 국회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처리되고 있다. 여야는 이날 21대 후반기 국회 ‘개점휴업 사태’ 53일 만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원구성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코로나19 재확산 및 고유가·고물가·고금리 등 민생 위기 해결을 위한 입법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상배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22일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나온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맡는 방안은 민주당이 먼저 제안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고민 끝에 (1년씩 맡는 안을) 제가 먼저 제안했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방송 장악 문제에 대한 당장의 우려가 높아 우선적으로 과방위를 우리가 맡고 그 다음에 행안위를 맡아 경찰 업무 중립성을 확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여야에 모두 공평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국민의힘이 먼저 맡게 된 행안위원장 자리는 3선 이채익 의원에게 돌아갔다. 이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후반기 행안위 간사를 맡은 바 있다. 과방위원장은 민주당 내 강경파인 3선 정청래 의원이 맡았다. 민주당이 공격수 역할을 맡아 선명한 대여 투쟁을 벌일 인물을 과방위원장으로 앉힌 셈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53일간의 공전 끝에 국회가 정상화됐지만 여야 간 갈등 요소는 여전히 많다. 행안위에서는 경찰국 신설 문제로 치열한 갈등이 예고됐고 과방위에선 언론 개혁 등을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여야가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하긴 했지만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후속 입법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세제개편안에 대한 의견 조율도 갈 길이 멀다. 윤석열정부는 지난 21일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추는 등 감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며 반발했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법인세 인하를 갖고 ‘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으로 또 정치적 공격을 하고 있다”며 “무조건 법인세율이 낮아지면 대기업에 유리하다는 단순한 논리로 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문제 등 여야 간 힘겨루기 중인 문제들이 많고 전 정부에 대한 사정 정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국회가 여야 협치로 순조롭게 운영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국회 본청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은 윤 정부의 ‘인사 문란’과 ‘안보 문란’ 대응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정치관계법을 논의할 것인데 정치 혁신을 위한 과제를 충실히 논의해 폭주 중인 윤석열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겠다”며 “대통령 사적 채용 등 인사 문란을 국회를 통해 바로잡고 탈북 흉악범을 앞세운 안보 문란도 진위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방송 장악에도 대응하겠다”며 “집권 여당이 민생 경제 무능을 전 정부 탓으로 돌리는 데 골몰하고 있다. 민주당이 정책과 입법에서 국민의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함께해 달라”고 강조했다.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도 충돌이 예상된다. 대정부질문 첫날인 25일에는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질의가 진행되고 이튿날인 26일에는 경제 분야 질의가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교육·사회·문화 분야 질의가 예정돼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원구성이 완료됐으니 빠른 시일 내에 국회의장단과 회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원구성 협상 타결에 대해 “잘됐다”며 “국회가 원구성 되고 대통령과 자리를 같이해서 정기국회에 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대통령도 여러 가지 부탁할 일이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국회 의장단과 만나 사전에 ‘기회가 되면 대통령과 자리를 같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원구성도 안 됐는데 한가하게 대통령과 밥 먹느냐고 할 수도 있고 국회의장단이 부담 있을 것 같았다”며 “대통령과 소탈하게 인간적 관계를 맺는 것도 좋고, 그럴 수 있는 분들이라 생각해서 국회 의장단을 먼저 만나 소주 한 잔 하는 게 제일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타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이창훈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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