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으로 빚은 고추장.."문헌 속 구수한 장맛 찾아"
[앵커]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곧이 듣는다'.
지나칠 정도로 남을 무조건 믿는 사람을 조롱할 때 쓰는 말인데요.
오래된 문헌에 언급된 '팥 고추장' 제조법을 바탕으로 실제 팥으로 메주를 만들어 구수한 장맛을 내고 있습니다.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2대째 전통 장을 만들어 팔고 있는 농가 사업장.
깨끗하게 씻어 불린 팥을 푹 삶아 바실러스균이 들어간 누런 가루와 골고루 섞어 숙성시킵니다.
40도에서 30시간을 보내고 나면 팥에는 구수한 향과 함께 하얀 곰팡이가 핍니다.
콩 대신 팥으로 만든 '팥 메주'입니다.
여기에 같은 방식으로 만든 콩 메주와 고춧가루, 엿기름 등을 넣어 버무리면 순하면서도 감칠맛이 도는 팥 고추장이 완성됩니다.
[전순자/'팥 메주' 생산업체 대표 : "팥으로 메주를 띄운다는 건 사람들이 상상도 못 해요. 몸에 노폐물 빼주고 부기 빼준다고 그래서, 요즘에 선물용으로 많이 나가요."]
짚에서 나온 미생물로 4~5개월 발효시켜야 하는 전통 방식보다 기간을 단축한 건 팥에 뿌려준 바실러스균 덕분입니다.
조선시대 농업서 '증보산림경제'에 언급된 팥 고추장을 구현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등이 개발했습니다.
[안호근/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 : "그 균이 구수한 맛을 내고, 항산화 기능이 뛰어나고, 당과 혈압에 좋은 폴리페놀 함량이 많다고..."]
귀농 귀촌을 준비하며 직접 장을 담그러 온 체험생들은 큰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김상일/장 담그기 체험생 : "전통 장류, 특히 외국에서 쌈장 같은 것이 굉장히 인기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우리만의 것들이 정말 경쟁력 있겠구나..."]
농업기술진흥원은 팥 메주와 고추장 특허기술을 전통 장 생산 농가와 가공업체에 이전하고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장맛을 알릴 계획입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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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정 기자 (5w1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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