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배설물 먹으며 굶어 죽은 2살 딸..친모·계부 징역 30년

허경진 기자 2022. 7. 2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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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진-연합뉴스〉
2살 딸을 집에 상습적으로 방치하고 굶겨서 숨지게 한 20대 친모와 의붓아버지에게 징역 30년이 선고됐습니다.

오늘(22일) 울산지법 형사11부(박현배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 A씨와 의붓아버지 B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A씨 등이 반려견은 돌보면서도 정작 배고파 개 사료나 개 배설물을 먹고 쓰러진 자녀를 발견했을 때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두 사람에게 모두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A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 31개월 딸과 17개월 아들에게 밥을 제때 주지 않고 울산 남구 원룸 집에 상습적으로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길게는 25시간가량 아이들만 둔 채 집을 비우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친구를 만나서 놀거나 PC방에 가서 게임을 했습니다.

또 아동수당과 양육비 등을 받았지만, 돈이 없다며 아이들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습니다. 특히 딸은 숨지기 전 2주 동안 사실상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B씨는 딸이 쓰레기를 뒤져 집을 어질러 놓자 볼을 꼬집거나 머리를 때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딸은 영양실조와 뇌출혈로 숨졌고, 아들은 건강 상태가 매우 나쁜 상태로 지난 3월 발견됐습니다.

재판부는 "아이가 느꼈을 고통과 공포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워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피고인들이 모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초범인 점, 사망한 피해자의 친부와 합의한 점, 피해자의 친모가 현재 임신 상태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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