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54일 공전 해법은..1년씩 나눠 먹기

정주원,김보담 2022. 7. 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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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일 만에 원구성 완료
與, 경찰국 지키려 행안위
野, 언론정책 관할 과방위
'1년 후 교대' 절충안 합의
'사개특위' 명칭 진통 끝에
형사사법체계개혁특위로
상임위원장 與7개 野11개
여야가 국회 공백 사태 54일 만에 원 구성에 합의했다. 협상이 장기화되며 '지각 국회'가 됐다는 비판은 면치 못했지만, 양당 이해관계에 따라 법제사법·행정안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정치·연금개혁특위 위원장 자리를 나눠 가지며 가까스로 합의를 이뤘다. 국회는 22일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뽑고, 사법·정치·연금 등 3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여야 원내대표의 상임위 배분 등 협상이 일괄 타결됐다.

막판까지 여야가 평행선을 달렸던 행안위·과방위원장 자리는 총 2년 임기를 1년씩 번갈아 맡는 것으로 정리됐다. 우선 국민의힘이 행안위를, 더불어민주당이 과방위를 맡은 뒤 교대한다. 행안위에는 경찰국 신설 문제가, 과방위에는 언론 개혁 등 문제가 걸려 있는데 민주당이 '교대'를 제안해 돌파구를 찾았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취재진에게 "당장 (새 정부의) 방송 장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 과방위를 우선 맡고 그 다음 행안위를 맡아서 경찰 등의 중립성을 확보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1년씩 나눠 갖기로 한 것에 '꼼수'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여야 간 극한 대립을 해소하고 원 구성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행안부 산하 경찰국 설치에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됐고 각종 입법 관문인 법사위를 사수한 것에도 의의를 두고 있다. 민주당은 과방위를 차지한 만큼 여당의 방송통신위·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퇴 압박 등을 막아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법사(김도읍)·기획재정(박대출)·외교통일(윤재옥)·국방(이헌승)·정보(조해진)·운영(권성동)·행안(이채익) 위원회 등 7곳의 위원장을 맡게 됐다. 민주당은 정무(백혜련)·교육(유기홍)·문화체육관광(홍익표)·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소병훈)·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윤관석)·보건복지(정춘숙)·환경노동(전해철)·국토교통(김민기)·여성가족(권인숙)·예산결산특별(우원식)·과방(정청래) 위원회 11곳을 맡는다.

후반기 국회에는 사법·정치·연금 등 3개 분야의 개혁특별위원회도 운영된다. 먼저 정치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란은 '형사사법체계 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공방을 이어가게 됐다. 사개특위는 검찰의 수사권 축소에 이어지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을 논의하게 되는데, 여당은 필사 저지 쪽이다. 위원장은 민주당 측이 맡지만, 위원이 여야 동수로 구성되고 안건 처리도 합의를 전제로 한다. 특히 여당은 지난 4월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된 검수완박 법안의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서 권한쟁의심판 절차를 밟고 있다. 일단 헌재 절차 관련 법률적 대응에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장은 관여하지 않기로 했지만 쟁점화와 여야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양당 원내대표는 민생·경제 위기 속 여야 정쟁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국회 본회의장에 손을 맞잡고 계단을 걸어오르는 '협치'의 모습을 연출했다. 또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유류세 추가 인하, 직장인 밥값 지원 등 시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입법 과제를 국회 민생경제특위와 담당 상임위에서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주원 기자 / 김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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