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때 고용불안 겪을라"..대우조선, 금속노조 탈퇴 부결될듯
3분의 2이상 찬성 어려워
반대 뭉칫표 나와 개표중단
'노노갈등' 앙금 여전히 남아
◆ 대우조선 파업 종료 ◆
하도급업체 노조 파업에 불만을 품은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민주노총 금속노조 탈퇴가 결국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21일 오후 6시부터 22일 오후 1시까지 금속노조 탈퇴 여부를 묻는 '조직형태 변경안'에 대해 재적인원 4726명 중 4225명이 참여해 89.4%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날 오후 3시 1차 개표 기준으로 반대가 689표, 찬성 674표가 나왔다. 금속노조를 탈퇴하려면 재적인원 과반수 투표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이날 1차 개표 결과가 나온 직후 개표장에는 탈퇴 반대 뭉치표가 나오면서 탈퇴 찬성 측의 이의 제기로 개표가 중단되는 소동을 겪었다. 다만 1차 개표 결과를 보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부결 여론이 높은 배경에는 대우조선노조가 금속노조 탈퇴 시 경영위기가 닥치면 고용 불안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속노조의 하청지회 파업 지지에 대한 불만보다도 금속노조에서 탈퇴했을 경우 복수노조 형태로 가고 올해 임단협도 물 건너갈 수 있다는 탈퇴 반대 목소리가 조합원의 공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 탈퇴는 부결되더라도 대우조선 노조원들 간 갈등의 앙금은 남아 있다.
이번 금속노조 탈퇴 투표를 주도한 건 대우조선지회 내 모임인 '민주노동자협의회'다. 이들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제대로 된 중재 역할을 하지 않고 대우조선까지 내려와 사업장을 정치화한다고 주장하며 안건을 주도했다. 이에 지난 11일 안건 상정을 위해 전체 조합원의 41.7%인 1970명이 금속노조 탈퇴를 위한 조합원 총회 소집과 투표 요구서에 서명하면서 금속노조 탈퇴를 본격화했다.
최종 개표 결과를 봐야 하지만 현재까지 찬성과 반대 결과가 비슷하게 나온 점은 대우조선 노조원 사이에서 여론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우조선 한 조합원은 "가결되는 기준의 벽이 높아서 (금속노조 탈퇴가) 부결됐지만 이번 하청지회 파업사태에 대한 금속노조의 편향된 시각을 엄중히 바라보는 노조원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며 "금속노조에서도 이 같은 대우조선 노조원들의 반대여론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2002년, 2003년, 2006년 세 차례에 걸쳐 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지만 무산되고, 2018년 6월 회사가 경영난에 시달리며 구조조정 위기가 닥치자 금속노조에 가입한 바 있다.
[거제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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