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53일 만에 국회 정상화
여야가 22일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 합의하고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지난 5월30일 후반기 임기가 시작되고 이어진 국회 휴업 상태도 53일 만에 정상화됐다.
여야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 협상에서 마지막 쟁점이었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과 행정안전위원장을 여야가 1년씩 번갈아 맡는 방식으로 합의를 도출했다. 여야가 서로의 이해관계를 절묘하게 절충했지만, 상임위와 특위 곳곳에 갈등의 뇌관이 도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18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국민의힘 몫 7개 상임위원장에는 운영위 권성동·법제사법위 김도읍·기획재정위 박대출·외교통일위 윤재옥·국방위 이헌승·행안위 이채익·정보위 조해진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민주당 몫 11개 상임위원장에는 정무위 백혜련·교육위 유기홍·과방위 정청래·문화체육관광위 홍익표·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병훈·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윤관석·보건복지위 정춘숙·환경노동위 전해철·국토교통위 김민기·여성가족위 권인숙·예산결산특위 우원식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앞서 이날 오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김 의장 주재 하에 이렇게 7대11로 상임위를 나누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로써 국회가 개점 휴업 상태가 된 지 53일 만에 정상화됐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국회 후반기 중에선 세 번째로 늦은 개원이다. 1998년 15대 국회가 국무총리 임명동의 갈등으로 79일, 2018년 20대 국회가 상임위원장 배분 이견으로 57일이 소요됐었다.
국회 후반기 원 구성까지 공백 기간 (길었던 순서대로, 자료 : 국회 사무처)
여야가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인 과방위와 행안위는 남은 2년동안 1년씩 번갈아 맡기로 했다. 과방위는 민주당이 먼저, 행안위는 국민의힘이 먼저 위원장을 한다. 두 상임위를 번갈아 맡는 안은 민주당이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본회의에선 사개특위 명칭 변경 및 활동 기간 연장안과 정치개혁특위·연금개혁특위 구성안,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임명 승인안도 가결됐다.
형사사법체계개혁특위로 이름을 바꾼 사개특위와 정개특위는 민주당이, 연금개혁특위는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았다. 이들 특위는 여야 합의로만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약속했다.
이번 원 구성에서 국민의힘은 국가 운영에 중추적인 상임위를 가져가고, 민주당은 주요 경제 관련 상임위로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의 관문 역할을 하는 법사위를 가져오고, 행안부 경찰국 설치 이슈가 있는 행안위원장을 먼저 맡게 된 점을 성과로 본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강조한 연금개혁을 다룰 연금개혁특위도 가져왔다. 민주당은 정부 초 과방위에서 여권의 방송 장악 의도를 저지하고, 1년 뒤 행안위에서 총선을 앞두고 이뤄지는 경찰에 대한 여권의 입김을 견제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한다.
여야는 다음주부터 상임위를 가동해 7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내달 2일 본회의를 열고 시급한 법안을 처리키로 했다. 여야가 협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상임위와 특위마다 갈등 요소가 지뢰밭처럼 널려 있기 때문이다. 사개특위에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의 후속 조치,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이 논의되겠지만 여야의 입장 차가 극명하다. 정개특위에선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권한 제한, 예결위 상설화,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선, 국민의힘이 밀고 있는 교육감 선출 방법(직선제) 개선이 논의되겠지만 이 역시 사안마다 여야 입장이 엇갈린다.
안보 관련 상임위에선 국민의힘이 쟁점화한 탈북 어민 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 논의될 수 있다. 행안위엔 경찰 장악, 과방위엔 방송 장악 이슈가 있다. 운영위에선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으로, 기재위에선 법인세 인하 등을 두고 여야가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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