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밖 부족민 여성, 印 대통령 됐다

권한울 2022. 7. 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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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BJP 소속 무르무 당선
인도 최대 부족 산탈 출신
카스트에도 안 속하는 변방
교사로 일하며 사회 운동
모디 총리 "새 역사 썼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가 21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드라우파디 무르무 대통령 당선인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하고 있다. 25일 취임하는 무르무 당선인은 부족민 출신으로는 처음이며 여성으로는 두 번째 대통령이다. [로이터 = 연합뉴스]
인도에서 사상 첫 부족민 출신 대통령이 선출됐다. 2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CNN 등에 따르면 인도 상원은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여성 정치인 드라우파디 무르무(64)가 약 64% 득표율을 기록해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경합을 벌이던 야당 원로 정치인 야슈완트 신하 전 재무장관은 약 36% 득표율을 얻어 참패했다.

무르무 당선인이 취임하면 부족민 출신으로는 처음이자 여성으로는 두 번째 대통령이 된다. 무르무 당선인은 24일 퇴임하는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 뒤를 이어 25일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당선이 확정되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무르무 당선인을 찾아 꽃다발을 건넨 뒤 "인도의 새 역사를 썼다"고 축하했다. 모디 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가 우리 시민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을 위한 한 줄기 희망으로 떠올랐다"고 썼다.

인도 동부 오디샤에서 태어난 무르무 당선인은 인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산탈 부족 출신이다. 인도 부족민은 카스트 등 인도 전통사회 질서에 포함되지 않는 변방 집단으로 여겨진다. 로이터통신은 "무르무 후보자의 당선은 14억 인구에서 8%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 부족 공동체에 대한 BJP의 지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소외된 집단에서 인도 첫 대통령이 선출된 만큼 모디 총리 정당의 매력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교사로 일하면서 부족민 권리 문제와 관련 사회 운동에 힘썼고, 1990년대 후반부터 정치 활동에 나섰다. 이후 오디샤주에서 BJP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자르칸드주 주지사를 맡았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예고된 결과였지만 야당 측은 5년 전보다 득표율이 더 올랐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무르무 득표율(64.03%)은 1969년 대선에서 바라하기리 벵카타 기리 대통령이 얻은 득표율 48.01% 다음으로 가장 낮다. 경쟁 상대였던 신하 전 장관은 당선 결과가 확실해지자 패배를 인정한 뒤 성명을 통해 "15대 대통령으로서 두려움이나 호의 없이 '헌법의 수호자'로 기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의원내각제인 인도에서는 총리가 내각을 이끌며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고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 원수지만 실제로는 의전 등을 주로 수행하는 상징적 존재다. 선거는 국민 투표가 아니라 연방 상·하원, 각 주 의회 의원 등 4896명이 투표하는 간선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인도에서는 소수 집단 출신 인물이 종종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3대 자키르 후사인 대통령과 5대 파크루딘 알리 아메드 대통령, 11대 압둘 칼람 대통령 등은 인도 인구에서 80%를 차지하는 힌두교 신자가 아니라 14%에 해당하는 이슬람 신자였다. 여성으로는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이 2007년 처음 당선됐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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