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익 8.9조.. 금리 덕에 이자이익 늘어 (종합)
상반기 순이익 KB>신한>우리>하나 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1~6월) 거둔 순이익은 총 8조966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8조910억원)과 비교해 약 10.8%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기준금리가 거듭 오르고 주식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4대 금융지주 산하 은행을 중심으로 이자 이익이 늘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저금리 기조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 대출이 급증한 상황에서 올해 기준금리가 거듭 인상되면서 대출 이자 이익이 늘어난 효과를 본 것이다.
올해 금리 인상 속도가 붙으면서 가계 대출 수요는 위축됐으나,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은행 대출 문을 두드리는 기업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 상반기 순이익 ‘KB’ 1위… 2분기 순익은 ‘신한’이 앞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상반기에만 2조원이 넘는 순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75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늘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720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3% 늘었다.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어 1조3204억원이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8.3% 늘어 1조303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이 KB금융보다 169억원 더 많다.
상반기 순이익을 놓고 보면 KB금융이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지켰으나, 2분기 순이익만 놓고 보면 신한이 KB를 제쳤다.
이른바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벌이는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다.
◇ 하나 제친 ‘우리’… 하나금융 “1분기 특별퇴직 등 일회성 요인 원인”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에 3위 자리를 내줬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1조76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우리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9222억원으로, 전년보다 22.4% 늘었다.
금리 상승기에 돌입하면서 우리금융의 낮은 비은행 비중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주 설립 시 10% 수준이었던 비은행부문 수익 비중은 올 상반기 20% 수준까지 상승해 순영업수익 호조를 이끌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카드사의 조달 비용 증가와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증권사의 수익 감소 등으로 인해 그룹의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하고, 순이자마진(NIM) 확대 폭 제한에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1조727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8251억원으로, 10.0%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 측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화폐성 환차손 발생, 1분기 중 실시한 특별퇴직 등 일회성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 침체 우려에 충당금 확대… “주주 환원 정책 기조 지속”
4대 금융지주의 코로나·경기 대응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KB금융은 2분기에 미래 경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반영해 충당금을 약 1210억원 더 쌓았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46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었다.
신한금융은 2분기에 코로나·경기 대응 충당금 2245억원을 추가로 쌓았다. 이에 따라 상반기 충당금 규모(2990억원)는 작년 전체(1879억원)보다 59% 늘었다.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603억원에 이어 2분기에 1243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 충당금 등 전입액은 422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적립액의 약 80% 규모다.
우리금융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올 상반기 4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4% 증가했다. 우리금융 측은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분기에 충당금 추가 적립을 통해 손실 흡수 능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4대금융지주는 이번 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배당 전략 등 주주 환원 정책 강화 의지도 잇따라 드러냈다.
KB금융지주는 21일 실적 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열어 올해 2분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500원으로 결정하고,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의결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2분기에도 분기 배당에 나설 예정이다. 신한금융 측은 “주주 환원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분기 배당 정책을 정례화했다”며 “2분기에도 분기 배당을 할 계획으로, 배당액 등은 8월 이사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이날 주당 8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하나금융은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주주 가치 향상을 위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소각 등 다양한 자본 활용 방안을 통한 주주 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리금융도 이날 올해 2분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150원으로 결정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투자자 메시지를 통해 “이번 중간배당(주당 150원)을 포함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주주 환원 활동도 추진하는 등 이해관계자 상생 경영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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