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가루·시럽·알약 전부 부족".. 6차 유행에 어린이용 타이레놀 수급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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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먹는 타이레놀 시럽은 벌써 씨가 말랐어요. 일반약 조제약 다 똑같습니다."
22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에 있는 한 아파트 상가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 약사는 어린이용 타이레놀 수급 상황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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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곳 중 12곳 "어린이용 타이레놀 부족"
정부, 감기약 생산 증대 지원한다지만
제약사 "3월부터 늘려와..사실상 최대치"
“아이들 먹는 타이레놀 시럽은 벌써 씨가 말랐어요. 일반약 조제약 다 똑같습니다.”
22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에 있는 한 아파트 상가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 약사는 어린이용 타이레놀 수급 상황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계산대 쪽 진열대에는 200㎖ 용량의 어린이용 타이레놀 시럽 제품이 딱 한 개 놓여있었다.
김 약사는 “계속 줄어들던 확진자 수가 최근 다시 늘기 시작하면서 타이레놀 수급상황도 다시 나빠졌다”며 “언제까지 타이레놀을 하늘의 별 따듯 구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가루·시럽·알약 공급 모두 부족해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매주 두 배씩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3주 연속 이어지며 6차 대유행이 본격화되자, 약국가에 또다시 감기약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직접 방문한 13개 약국 중 12곳이 어린이용 타이레놀 공급에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문제가 없다고 밝힌 1곳은 아파트 상가 2층에 입점해 일반약 수요가 크지 않은 약국이었다.
잠실새내역 인근 한 아파트 상가 1층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김혜옥 약사는 “어린이용 타이레놀 시럽 100㎖ 제품은 물건이 아예 없고 200㎖ 제품은 겨우 10개 받아오긴 했지만 금방 나갈 것 같다”며 “곧바로 품절될 것을 고려해 재주문을 해도 언제 물량이 들어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어린이용 타이레놀은 가루형, 시럽형, 알약형 등 세 가지 품목으로 나오는데, 모두 수급 상황이 안 좋다. 소아청소년과 처방약을 주로 조제하는 안모 약사는 “어린이용 타이레놀 제품군은 가루 시럽 가릴 것 없이 대부분 구하기가 어렵다”며 “타이레놀 처방이 들어오면 병원에 전화해 다른 약을 처방해달라고 하거나, 환자를 다른 약국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용 타이레놀도 수급이 불안한 상황이다. 대구의 한 약사는 “조제용 타이레놀은 약국 공급이 끊긴지 꽤 됐다”며 “타이레놀을 찾는 환자가 점점 늘고 있는데, 이러다 지난 3월처럼 감기약 대란이 벌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 식약처 “공급 늘려달라”…제약사 “사실상 최대치”
타이레놀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해 만든 해열진통제는 타이레놀 말고도 종류가 많다. 그런데 타이레놀이 해열진통제 중에서 가장 유명한 탓에, 지금처럼 감염병 확산세가 심해질수록 수요가 몰린다. 서울 광진구의 한 약사는 “타이레놀이 없어 성분이 똑같은 다른 약을 줘도 타이레놀만 고집하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다른 어린이용 시럽 감기약 공급까지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잠실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윤모 약사는 “챔프, 부루펜 등 어린이용 시럽 감기약들이 온라인몰에서 품절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약국에는 챔프가 딱 하나 남아있었고, 다른 어린이용 시럽 감기약은 전부 품절이었다.
감기약 품귀현상이 심화될 기미를 보이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4일 중단한 감기약 수급상황 모니터링을 8월부터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179개 업체 1655품목이었던 모니터링 대상은 181개 업체 1884개 품목으로 늘었다. 감기약 제조 및 수입업체 생산 증대 지원방안도 지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급량을 단기간에 크게 올리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 요청으로 지난 3월부터 감기약 생산량을 계속 끌어올려 왔다”며 “이달 초 감기약 수급 모니터링이 중단됐지만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었기에, 대부분 제약사가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감기약 생산량은 사실상 최대치에 가깝기 때문에 지금보다 많이 만들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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