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인도 할머니, 75년 만에 파키스탄 고향 집 방문
국경 닫히며 인도 주저앉아.. 실향민으로 살아
SNS에 사연 알려지며 파키스탄 허가로 고향行
"옛집 고스란히.. 평생 기다려온 보람 있네요"
이산가족과 실향민이 한반도에만 있는 건 아니다. 영국 식민지 시절엔 한 나라처럼 여겨지다가 독립하며 둘로 갈라진 인도·파키스탄에도 이산가족이 있어 수십년 만의 상봉 기사가 종종 세계적 토픽이 되곤 한다. 최근에는 90세의 인도 할머니가 무려 75년 만에 고향인 파키스탄의 한 마을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감동을 선사한다.
리나 할머니와 가족은 졸지에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영토문제로 으르렁거리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독립 첫해인 1947년부터 시작해 1965년과 1971년 3차례 전쟁까지 치렀다. 심지어 서로를 겨냥해 핵무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런 적대적 관계 때문에 양국 국민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파키스탄을 떠난 후 74년이 지난 2021년 리나 할머니의 사연이 어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개됐다. “아버지가 젊은 시절 힘들게 일하며 저축한 돈으로 지은 라왈핀디의 집이 지금도 남아 있는지 궁금하고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접한 두 나라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민간 차원에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일하는 ‘인도·파키스탄 문화유산 클럽’(India-Pakistan Heritage Club)이란 시민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나섰다. 라왈핀디 거리에서 수소문을 한 끝에 리나 할머니가 어릴 때 살았던 그 집이 그대로 보존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 소식을 들은 리나 할머니는 당장 달려가고 싶었지만 당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너무 많던 시절이라 해외여행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렇게 기다렸다가 코로나19가 누그러지고 일상회복이 시작된 올해 3월 인도에 주재하는 파키스탄 고등판무관실에 비자를 신청했다. 영연방 회원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은 대사관 대신 그와 똑같은 기능을 갖는 고등판무관실을 두고 있다. 파키스탄 측은 처음엔 난색을 표했으나 리나 할머니가 이미 SNS에서 유명인이 된 터라 결국 비자를 내줬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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