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동 한강맨션, 역대 최고 재건축 부담금..가구당 7억7700만원 통보
22일 정비업계와 서울 용산구청 등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은 최근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한강맨션 재건축단지 재건축 부담금으로 가구당 평균 7억7700만원을 책정해 통보했다. 조합 측이 예상한 가구 평균 4억원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금액이다.
2020년 9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은 가구당 4억200만원의 부담금을 통보받았다. 지난 해 12월에는 성동구 장미아파트 가구당 부담금이 4억7700만원으로 책정됐다. 한강맨션 부담금은 기존 금액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금액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양측 부담금 차이는 시세 기준 차이 때문"이라며 "한국부동산원은 호가를 기준으로 시세를 책정한 반면 조합은 실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부담금을 추정했다"고 밝혔다.
1971년 준공된 한강맨션은 23개동·660가구 규모인 이촌동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다. 올해 초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한강변 '68층 초고층 아파트'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조합원 1인당 3000만원을 초과하는 개발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 예상 개발이익의 최대 50%를 개발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도입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발표 당시부터 위헌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06년 5월 관련 법이 공포되고 실제 적용된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2008년부터 발생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정비사업이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실제로 적용된 단지는 거의 없었다. 논란이 많았던 탓에 상당수 재건축 단지가 사업 속도를 늦추는 경우도 많았다.
재초환은 문재인 정부 시절 다시 적용되기 시작했다. 2020년 8·4 부동산 대책에는 '공공재개발 및 공공재건축에 대해 초과이익을 90% 환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로 인해 강남3구, 여의도 등 서울 핵심 재건축 단지는 공공재건축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등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분양가 상한제로 일반분양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조합원 개인 당 부담이 늘어난 탓에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막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강맨션 조합은 정부의 재초환 개선 방안에 무슨 내용이 담길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재초환 개선안을 내달 15일 안에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조합 관계자는 "입주하려면 5년 정도 기다려야하니 당장 현실적 부담이 크지 않지만 기존 재건축 단지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 책정됐기 때문에 서울의 다른 재건축 아파트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5년 뒤 주택 가격을 예측할 수 없기에 한국부동산원 추정치를 그렇게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우리 단지는 재건축 설계변경을 진행할 예정이고, 설계 변경이 이뤄지면 부담금 책정을 다시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재초환 부담금은 68층이 아닌 기존 35층 재건축을 기준으로 책정됐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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