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 없이 서두르는 제주 '트램' 도입 "우선순위 잘못"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송창권, 더불어민주당·외도·이호·도두동)가 22일 제408회 임시회 제1차 회의를 열고 있다.(제주도의회 제공)2022.7.22/뉴스1© 뉴스1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지역 신교통 수단으로 제시된 트램 도입이 성급히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송창권, 더불어민주당·외도·이호·도두동)는 22일 제408회 임시회 제1차 회의를 열고 ‘제주 트램 도입을 위한 사전타당성 검토용역’ 관련 보고를 받았다.

이번 용역은 오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10개월간 총 5억원을 투입, 트램 도입과 관련해 사업 가능성 및 방식, 비용대비편익(B/C) 확보 가능 노선, 역세권 개발 및 기존 대중교통 개선 방안 등을 검토하는 내용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날 임정은 의원(더불어민주당·대천·중문·예래동)은 “민선 8기 제주도정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제주 15분 도시’가 있다.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으로 15분 생활권을 조성한다는 것”이라며 “어떤 교통수단을 갖고 15분 도시를 만들지 기본계획도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순서가 맞지 않다. 15분 도시 조성에 대한 계획이 먼저 나오고 그 안에서 어떻게 수소트램이나 대중교통을 활용해 생활권을 조성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각 실국에서 실적 위주로 사업 추진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기종 의원(국민의힘·성산읍)은 “트램은 제주의 청정 미래를 지키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사업 우선 순위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현 의원은 “지금 법정계획인 도시기본계획 용역이 8억원을 들여 추진 중이다. 앞으로 ‘제주 15분 도시’ 관련 용역도 진행될 것 아닌가”라며 “오영훈 도정 내에 반드시 트램을 도입하겠다는 전제가 아니라면 도시계획 골격을 형성하는 기본계획 결과가 나온 후 트램을 검토하는 것이 낫다”고 피력했다.

김기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이도이동갑)은 “트램 도입 논의는 우근민 도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안다. 그 당시 타당성이 낮아 추진되지 않았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트램 관련 사업을 놓고 예산을 잡아먹는 하마라고 지적하고 있다”며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트램의 정상 운영을 위해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시스템도 함께 변해야 한다”며 “관련 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수소연료, 전기 등 어떤 방향으로 갈지 총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김재철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트램이 실제 제주에 필요한지, 어떤 구간에 필요한지 기본적인 타당성을 검토하려고 한다”며 “도시기본계획과의 연계 여부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대중교통체계와의 연계성 여부도 종합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