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정의당, 대우조선해양 파업 중재 노력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야권이 우려를 표하며 중재 등 노력에 나섰다. 민주당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대우조선해양대응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열고 파업 사태 대책을 논의했고, 정의당은 같은날 거제 조선소 파업 현장으로 내려가 '천막 당사'를 쳤다.
민주당 TF 위원장을 맡은 우원식 의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 파업 현장은) 공권력 투입 사태가 발생하면 극단적인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큰 현장"이라면서 "정말 최악의 상황까지 만들어질 수 있는 그런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윤 대통령께서 책임지셔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 의원은 "어제 제가 파악하기로는 현장에 경찰이 투입됐고 또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 동문 주요출입구가 봉쇄가 되는 등 공권력 투입의 전조가 보여서 매우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말한)이후에 굉장히 정부 전체가 아주 강경 기조로 돌아섰고 공권력 투입을 실제로 하려고 하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재차 우려를 표했다.
우 의원은 "제가 현장을 가보니까 1미터 철제박스, 철제 감옥 안에 한 사람이 들어가 있다. 그분이 인화물질을 갖고 들어갔다고 그러던데, 그분 뿐 아니라 15미터, 20미터쯤 되는 직각 사다리로 올라가야 하는 난간 위에 여섯 분이 계신다. 굉장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청사들이 강경한 태도로 돌아선 데에는 정부가 대통령부터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하는 등 정부의 각료들이 나서서 불법파업이다, 공권력 투입이다, 이런 얘기하면서 정부가 굉장히 강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것들이 다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우 의원은 같은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도 윤 대통령과 정부의 강경 기조가 하청업체 사측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하청업체 사주 측인 협력사협의회가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손배소를 들고 나오며 막판 협상 변수가 된 데 대해 "제가 원청하고 그날 밤에 현장에 있었다. 원청의 부사장하고 노동부 장관하고 같이 앉아 있었다가 그 얘기를 들었는데 원청사 측에서는 '그거(손배소) 안 하기로 했는데. 왜 그게 갑자기 나오지?' 이렇게 얘기하더라"라며 "하청사는 '손배소는 원청이 할 거니 우리는 안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그저께 부터 갑자기 하청사들이 '우리도 손배소 하겠다' 이렇게 나오는 바람에 타결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느낌으로는 이 중대한 국면에서 하청 사측이 단독으로 그런 결정을 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 같고 대통령이 최근에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는 등 정부가 강경하게 입장이 선회하고 있어 분위기가 전환된 것 아닌가"라며 "정부가 '노조 투쟁에 대해서 본때를 보이자'는 힘이 작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우 의원은 "현재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주식의 55.7%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라며 "제1국책은행으로서 조선업을 부흥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 아닌가. 현장을 저임금 구조로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하는 그런 생각으로만 할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일부 언론에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파산 절차까지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협박하는 방식으로 돼서는 안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 조선산업을 키우기 위한 방식이 어떻게 돼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당 지도부와 의원단이 거제시 옥포의 조선소로 내려가 파업 현장 앞에 천막당사를 치는 등 사태를 엄중히 주시하고 있다.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천막당사에서 연 첫 회의에서 "원청과 산업은행이 나서야 하고 정부는 평화적으로 타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대우조선협력사협의회와 정부 당국에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 하청 노동자들은 최초 요구했던 삭감한 임금을 원상회복하는 30% 인상안을 양보하는 등 사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며 "오늘 교섭을 판가름하는 건 결국 사측의 입장이다. 사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당국 또한 협력사 협의회를 최대한 설득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어제 오후에는 울산과 부산 특공대까지 이 현장에 투입되고 에어매트를 설치하는 등 진압 훈련까지 있었고, 공권력이 곧 투입될 거라는 소리를 듣고 도크에서 농성 중인 하청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바로 거제로 내려왔다"며 "정의당 지도부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파업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 천막당사를 포함해서 바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찜통더위에서 파업 51일째를 맞고 있는 우리 하청지회 조합원들이 있고, 도크 안에는 0.3평 쇠창살에 몸을 가둔 유최안 부지회장과 6명의 조합원들, 서울 산업은행 본사 앞에는 3명의 조합원들이 오늘로 곡기를 끊은 지 9일차를 맞고 있다. 이분들의 건강이 너무나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도 "이명박 정권의 쌍용차 사태와 용산 사태는 국민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준 국가폭력이었다"며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쌍용차 못지않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이 모든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하며 정부는 국민의 강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정의당은 노동자의 정당한 투쟁이 공권력에 의해 짓밟히지 않도록 최전선에서 노동자들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다시 한번 정부에 경고한다. 공권력 투입을 운운하며 노사 간의 협상을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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