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SMIC, 美 수출 통제 뚫고 '7나노' 반도체 양산 성공했나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7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급의 초미세 공정으로 생산한 암호화폐 채굴 반도체를 출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첨단 공정 반도체 개발을 방해하기 위해 노광장비 등 핵심 물자의 대(對)중국 수출을 막고 있는 미국의 제재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기술 분석회사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는 최근 중국의 SMIC가 7나노 기술을 활용해 암호화폐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시스템온칩(SoC)을 제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테크인사이츠는 시중에 출시된 각종 반도체와 전자기기 등을 뜯어서 분석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 전문 회사로, SMIC의 7나노 반도체도 이런 과정을 통해 찾아냈다.
테크인사이츠는 "지금까지 SMIC에서 본 것 중 가장 앞선 기술 제품"이라며 "이 소량 생산 제품은 스케일링된 로직 및 메모리 비트셀을 통합하는 진정한 7나노 공정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SMIC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내 최대 파운드리로,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5.3%로 5위였다.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39% 늘어난 54억4300만달러(약 7조1440억원), 순이익은 138% 급증한 17억달러였다.
2000년 설립된 SMIC는 국영기업은 아니지만 거액의 정부 보조금과 중국 내 막대한 배후 수요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18억4200만달러의 분기 최대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첨병으로 떠오르면서 미국은 2020년 10월부터 SMIC의 첨단 미세공정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제재에 나섰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비롯해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와 각종 재료, 소프트웨어 등의 수출이 통제됐다.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노광장비는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로 꼽힌다. 이 때문에 SMIC가 파운드리 업계 최선단 4나노 공정에 비해 기술격차가 4년가량 벌어진 14나노에 머물러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IT 매체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의 수석 분석가인 딜런 파텔(Dylan Patel)은 "14나노 핀펫 공정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장비를 7나노 공정 기술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MIC는 역풍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7나노 반도체 생산을 수익 보고서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SMIC는 미국이나 유럽의 어느 회사보다 진화된 반도체를 이미 출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SMIC의 고객사인 마이너바(MinerVa)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7나노 반도체가 작년 7월부터 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너바는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이 SOC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도 21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TSMC가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고 두 세대까지 반도체 생산 기술을 발전시켰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소식을 전했다.
블룸버그는 "SMIC의 놀라운 진전은 수출 통제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그리고 미국 정부가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의 야망을 실제로 좌절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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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종관 기자 pani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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