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고백 "인플레, 내가 틀렸다"

황시영 기자 2022. 7. 2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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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과거 주장이 틀렸다고 인정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1일 뉴욕타임스(NYT)에 '인플레이션에 대해 나는 틀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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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공급망 교란, 우크라 전쟁, 중국 봉쇄, 작년 경기과열 등 변수로 기존 모델 예측 빗나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AFPBBNews=뉴스1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과거 주장이 틀렸다고 인정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1일 뉴욕타임스(NYT)에 '인플레이션에 대해 나는 틀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최근 NYT는 전문가·교수들이 연구하고 읽고 고찰했지만, 현실에서 그렇지 않게 나타난 사안에 대해 '나는 틀렸습니다'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가 오류를 인정한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초 취임 후 코로나19 대책으로 마련한 1조9000억달러 규모 부양책(America Rescue Plan)과 관련한 예측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2021년 초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에 의해 제정된 1조9000억달러 부양책 패키지의 가능한 결과에 대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그 정책이 위험할 정도의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다른 사람들은 상당히 느긋했다. 나는 느긋한 편에 속했다. 그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인들은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더라도 곧바로 소비하는 것보다는 저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지방 정부에 대한 지원금은 수년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이유에서 대규모 부양 패키지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크루그먼 교수는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시장이 일시적으로 과열되더라도 물가가 급격하게 올라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사례들에 비춰본다면 고용과 물가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크루그먼 교수의 예측과는 달리 미국은 4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이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코로나19라는 이례적인 상황에 과거의 경제 모델을 대입한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때 과거 경제모델이 들어맞았기 때문에 작년에도 과거 경제모델을 적용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코로나19가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안전한 예측은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등이 글로벌 공급체인을 교란시킨 데다, 미국 내 이민자의 감소와 조기퇴직 등으로 인한 노동의 감소가 경제의 생산까지 줄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가 가계의 소비패턴도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감염에 대한 우려 탓에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상품 구매를 늘렸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폭으로 물가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과열됐다는 점도 기존 모델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선 "많은 경제전문가가 이미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났거나, 꺾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면서 "경제는 지금 과열 상태를 지나 식고 있다. 1분기 GDP 성장률이 이를 방증한다"고 했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1.6%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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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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