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공격하는 늑대거북·다른 식물 못 크게 막는 돼지풀아재비, 생태계교란생물 지정

새로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된 늑대거북. 환경부 제공.

늑대거북과 돼지풀아재비가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22일 늑대거북과 돼지풀아재비를 국내 반입과 사육 등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하는 ‘생태계교란 생물 지정 고시’ 개정안을 이날부터 2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일부 파충류 애호가들에게 반려동물로 사랑받고 있는 늑대거북은 북미가 원산지다. 공격성과 포식성이 강하다. 돼지풀아재비는 번식력이 매우 강한 외래종 식물이다. 모두 국립생태원 위해성 평가에서 1급을 받았다.

환경부는 늑대거북이 국내 담수생태계에서 천적이 없는 최상위 포식자로서, 확산될 경우 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성체의 무게는 6㎏ 정도이며 수명은 최대 30년가량이다.

개인들이 들여와 사육하던 개체들이 서울과 부산 등의 도심지 인근 저수지와 농경지에서 확인됐다. 2019~2021년 사이에만 발견 건수가 15건이다.

새로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된 돼지풀아재비. 환경부 제공.

중미 원산인 돼지풀아재비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에도 포함돼 있다. 번식력이 강하고, 다른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탓에 45개국이 농작물 생산량을 떨어뜨리는 위해종으로 지정했다. 사람에게 알레르기 비염과 가려움증 등도 유발한다.

국내에선 1995년 경남 통영시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서울과 전북 무주군 등에서 확인됐다. 지난해 조사에선 경남 창원시와 고성군에도 분포하는 것이 파악됐다.

생태계교란생물은 학술연구나 전시 등의 목적으로 지방·유역환경청 허가를 받은 때를 빼고는 수입·사육·양도·양수가 금지되어 있다.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되기 전 사육·재배하던 사람은 지정일로부터 6개월 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환경부는 또 162종의 생물을 유입주의생물로 새로 지정했다. 로키산엘크 등 포유류 11종, 회색뿔찌르레기 등 조류 10종, 카멜레온틸라피아 등 어류 21종, 열대불개미 등 절지동물 2종, 참나무두꺼비 등 양서류 12종, 거대어미바도마뱀 등 파충류 9종, 해변아카시아 등 식물 97종이다. 유입주의생물을 불법수입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