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자문 "처음엔 꺼렸다"던 교수, 마음 바꾼 이유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매 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의도 활발하다. 극중 주인공인 우영우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동시에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인물이기 때문이다. 자폐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짚어준다는 평도 있지만, 일반적인 자폐인의 모습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자문을 맡은 김병건 나사렛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도 처음에는 자문으로 드라마에 합류하는 것이 꺼려졌다고 한다. 그랬던 김 교수가 마음을 바꾼 건 대본을 읽고 난 후다.
김 교수는 2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사실은 대본을 보기 전에는 자문을 받기가 굉장히 꺼려졌다”며 “왜냐하면 자폐를 잘 묘사하면 그건 당연한 거고, 잘못 묘사하면 사회적 반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본을 보면서 이 작품 같은 경우 사회적으로 자폐에 대한 인식을 조금 상향시키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자문을 맡기로 결정한 뒤 김 교수가 가장 중요하게 고민한 것은 “우영우라는 캐릭터 디자인”이라고 했다.
그는 “기존에 자폐를 표현했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캐릭터들이 자폐를 정형화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예를 들면 (자폐인 캐릭터가) 꼭 도움만 받아야 되고, 불편한 것만 있고, 그런 것들이 많이 부각됐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폐는 스펙트럼이라는 진단명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며 “그래서 캐릭터를 디자인하면서 자폐의 다른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제도적 지원보다 사회적 시선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특수교육 측면에서 보면 궁극적으로는 이들의 사회적 통합을 돕는 것이다”라며 “장애인들에게 최고의 지원을 하더라도, 혹은 우영우처럼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에 대한 지원으로 장애인들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고 해도, 비장애인들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그건 장애인들에게 심리적 거리가 그대로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며 “서로가 상대방을 보면서 한 발자국씩 다가가야 하고,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다름’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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