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최대 수혜국은 대만·베트남

김회승 2022. 7. 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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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이후 첨단제품의 쌍방 교역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그 자리를 대만과 베트남이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첨단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중국에선 감소하고 미국에선 소폭 상승했다.

보고서는 "미-중 분쟁 이후 중국이 대만과의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대만산 첨단품목의 수출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한국과 1위 대만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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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제품 쌍방 교역 비중 급감
대만·베트남 시장점유율 급증
한국은 수입선 대체 수혜 없어
삼성전자 제공

미-중 무역분쟁 이후 첨단제품의 쌍방 교역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그 자리를 대만과 베트남이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첨단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중국에선 감소하고 미국에선 소폭 상승했다.

한국무역협회(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2일 발표한 ‘미중 하이테크 수입 시장에서의 한국 수출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이 하이테크 산업에서 상호 의존도를 줄이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면서 국가별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이테크 품목은 기술개발(R&D) 비중이 큰 항공우주·컴퓨터·전자통신·의약품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한 9개 분야 제조물이다. 전 세계 교역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한국은 수출액의 3분의 1이 하이테크 품목이며, 수출액 기준으로 세계 6위 수준이다. 중국과 미국은 세계 1·2위 수입국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하이테크 수입시장에서 미국 점유율은 2015년 8.5%(3위)에서 지난해 4.9%(6위)로 떨어졌다. 반면 대만과 베트남의 점유율은 크게 올랐다. 대만의 점유율은 2015년 19.0%에서 지난해 25.2%로 상승했다. 베트남은 2017년 4.1%에서 지난해 7.0%로 올라 대만, 한국, 일본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한국 첨단제품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줄고 있다. 2015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15.9%로 떨어졌다. 2015년까지 대만과 1위 자리를 다퉜으나 점유율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미-중 분쟁 이후 중국이 대만과의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대만산 첨단품목의 수출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한국과 1위 대만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하이테크 수입시장에서는 중국이 여전히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2017년 38.9%에서 지난해 29.8%로 9.1%포인트나 급락했다. 2018년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산 하이테크 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점유율이 떨어지는 동안 대만과 베트남이 대미 수출국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대만의 시장 점유율은 7.0%, 베트남은 6.7%로 나란히 3·4위에 올랐다. 2017년 이후 4년 새 대만의 점유율은 3.4%포인트, 베트남은 4.3%포인트나 급상승했다.

한국의 점유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의 점유율은 4.2%로 2017년(3.5%)보다 소폭 상승했다. 중국(29.8%), 멕시코(11.1%), 대만(7.0%), 베트남(6.7%), 말레이시아(6.1%)에 이어 6위였다. 한국의 점유율은 지난 10년간 3~4%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하이테크 제품 수출 대상국은 중국(36.3%), 베트남(15.6%), 홍콩(13.9%), 미국(10.0%), 대만(5.8%) 등의 순이었다. 품목은 반도체(58.8%)를 포함한 전자통신기기가 78.3%로 압도적이었고 이어 과학기구(9.2%), 컴퓨터·사무기기(7.5%) 등이었다.

김민우 무협 수석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최대 첨단산업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대만처럼 시스템반도체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수출 역량을 키우고, 항공우주·의약품 등으로 차세대 주력 산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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