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출석한 '대장동 사업' 동업자 "증언 거부한다.. 아직 수사 중"

동업자 정재창 "질문에 답하는 것 자체가 고통"
남욱 등과 유동규에게 금전 줬는지 추궁한 檢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 뉴스1

‘대장동 개발사업 배임 등’ 사건의 핵심 피고인들과 동업자였던 정재창(53)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증언을 일절 거부했다. 특히 남욱 변호사와 마주 앉아 돈다발을 만지고 있는 모습의 동영상도 제시됐는데 정씨는 “증언을 거부한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 5명의 공판기일을 열고 정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정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정영학 회계사와 남 변호사 등과 동업한 인물이다. 특히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도 다수 거론되는 인물로, 현재 대장동 사업과 위례 개발 사업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정씨는 이달 초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바 있다.

정씨는 이날 출석해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라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148조는 자신이나 친족이 형사소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염려가 있으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수의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게 정씨의 설명이었다. 정씨는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수차례 압수수색을 받았고 현재까지도 출국금지가 유지되고 있다”며 “저도, 가족도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재 정씨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증인신문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측은 “정씨가 조사를 받거나 압수수색을 당할 때 모두 참고인이었다”며 “정씨가 고소당한 사건 하나가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첩됐는데, 대장동 배임 사건과 연관이 없다. 전반적인 증언 거부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도 정씨를 설득했다. 재판부는 “질문을 들어보고, 어떤 부분이 염려돼서 증언을 거부하는 것인지 간략하게 말해주면 어떻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증언 자체를 완강히 거부한 정씨는 “지난해 부지불식간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고, 수면제 없이는 잠도 못 잔다”며 “답변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고 했다.

정씨가 증언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증인신문은 진행됐다. 검찰은 정씨가 남 변호사, 정 회계사와 함께 유 전 본부장에게 대장동 사업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전을 지급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을 이어갔지만, 정씨는 “증언을 거부한다”고 반복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동영상을 제시했다. 영상 속에는 5만원권 다발을 만지고 있는 인물이 등장했다. “이 동영상 속 돈다발을 들고 있는 인물이 증인(정씨) 맞나?” “그 앞에서 웃고 있는 인물이 남 변호사가 맞나?”라는 검찰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정씨는 “거듭 죄송하지만 증언을 거부한다”고 했다.

김씨 등은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해 성남도개공 지분에 따른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을 화천대유가 부당하게 취득하게 해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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