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옛 동업자, 재판서 증언 거부.."정신적 고통"

남욱·정영학 과거 동업자 정재창씨 "질문에 답하는 자체가 고통"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받는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의 과거 동업자 정재창씨가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증언을 거부했다.

정씨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김만배씨,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라 일체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정씨는 지난 8일 재판에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불출석했고 이날 다시 한 번 소환됐으나 증언을 거부했다.

형사소송법 148조는 자신이나 친족이 형사소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염려가 있으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씨는 "지난해 부지불식간에 이러한 상황까지 왔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조사를 받았고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었다"며 "회사생활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질문 하나하나에 답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수사를 받고 있고 압수수색도 여러 차례 받았으며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려졌다"며 "가족도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정씨가 대장동 배임 사건과 직접적인 피의 사실이 없는데도 본인의 형사사건을 정확히 소명하지 않은 채 증언을 거부하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검찰은 "정씨에 대해서 검찰은 피의자로 조사한 바 없다"며 "참고인으로 조사했고 정씨가 말한 압수수색은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으로서 회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씨가 피고소인으로 돼있는 사건은 경찰로 이첩됐고 배임 등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언을 거부하는 것이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밝혔다.

실랑이 끝에 검찰의 주신문이 진행되긴 했으나 검찰의 모든 개별 질문에 정씨는 "증언을 거부한다"고 답했다.

정씨는 대장동 사업 초기 유 전 본부장에게 사업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와 함께 뇌물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정씨는 태도를 바꿔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를 폭로하겠다며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에게 총 150억원을 요구하고 두 사람에게서 각 60억씩, 총 120억원을 받아냈다는 의혹을 받는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 정씨로부터 사업편의 제공을 대가로 수회에 걸쳐 3억5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공소시효가 10년인 뇌물수수와 달리 뇌물공여는 공소시효 7년이 지나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정씨는 해당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다.

hahaha828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