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주말 기숙사 학생 외출 금지는 과도한 인권 침해"

전남 A고교에 재발 방지책 마련 권고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될 소지"

국가인권위원회© 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주말 기숙사 학생들의 외출을 금지한 학교 행위는 '학생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22일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전남 A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기숙사생으로부터 '학교 측이 공휴일에도 외출에 강한 제한을 두고 있다'는 인권 침해 진정이 최근 접수됐다.

해당 사실을 조사한 인권위원회는 A고등학교가 기숙사생 등을 대상으로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외출할 수 있도록 하는 자체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학생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기숙사생들의 주말 외출을 제한하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

이 학교는 올해 3월부터 병원진료와 가정사 등의 사유를 제외하곤 1·3·5주차 주말에 귀가하지 않는 기숙사생들에 대해 외출을 금지, 학생들이 학교 내 프로그램을 통해 보충학습 프로그램 수강과 자기주도 학습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기숙사생이 생활관에 알리지 않고 무단외출이나 외박을 한 경우에는 임시퇴사 또는 영구퇴사 조치된다.

학교 측은 "무분별한 학원수강과 종교활동 등을 이유로 많은 수의 학생이 외출하게 되면 전체적인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면서 "이런 운영 방침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쳤고 다수 학부모의 지지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A학교의 이같은 조치가 '인권 침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인권위는 "해당 학교 기숙사생은 월 2회만 주말 귀가가 허용될 뿐 평일에는 학교 일정이 오후 10시40분에 종료돼 외출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학교에 머무는 주말까지 외출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또 "기숙사 관리규정상 주말 외출이 가능함에도 기숙사생의 동의 없이 이를 제한하는 것은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고교에 주말 간 학교에 머무는 기숙사생들에 대한 과도한 외출 제한을 중지할 것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