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푸틴 건강이상설은 서방의 희망적 사고 때문" CNN
기사내용 요약
희망적 사고는 러에 대한 정확한 이해 방해
기다란 테이블에서 회담하는 모습
고립 상징 장면으로 회자되지만
건강 단서를 안주려는 행동일 것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20일 이례적으로 솔직한 평가를 내놓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완전히 너무 건강하다"고 말한 것이다.
번스 국장은 이 말을 하면서 "공식 정보 판단"은 아니라고 말해 의도적으로 농담처럼 말했다. 그러자 질문이 다시 쏟아졌고, 그는 "푸틴의 건강에 관한 여러 소문들이 있지만 우리가 아는 한 그는 더이상 건강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라고 답했다.
미 정보국장의 판단이 이런 것이라면 그동안 푸틴 건강이상설들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미 CNN이 21일(현지시간) 푸틴의 건강과 관련한 소문이 끝없이 이어지는 이유를 분석했다.
푸틴의 몸짓, 발언, 걸음걸이는 항상 면밀히 검토된다. 푸틴이 며칠 동안만이라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또 최근 테헤란 방문길에서 그랬던 것처럼 가볍게 절뚝이기만 해도 그의 건강이상설이 선정적으로 널리 퍼진다.
푸틴이 포스트모던 시대에 1인 독재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며 이는 '푸틴 연구학(Putinism)'이 대두하는 배경이다. 러시아 정부는 푸틴이 유일한 문제 해결사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실제로 푸틴은 매년 시청자 전화 응답 프로그램을 주관하면서 자신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과시한다.
지난 20년 동안 푸틴은 권력을 강화해왔고 한 개인의 변덕과 집착으로 운영되는 체제를 구축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표적 사례다.
따라서 푸틴의 뚜렷한 후계자가 없는 러시아가 커다란 정치적 위기에 빠지는 일이 거의 없다.
러시아 대통령궁은 주기적으로 푸틴 건강에 대한 소문을 비웃는다. 21일에도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대변인이 푸틴이 컨디션이 "좋고, 건강하다"며 건강이상설은 "헛문에 불과한" 음모일 뿐이라고 했다.
이렇게 볼 때 가벼운 어투로 말한 것이지만 번스 국장의 평가는 푸틴의 건강상태보다는 서방 정책 결정자들의 심리 상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
우선 희망적 사고다. 푸틴만 사라지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최대의 국제 위기가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다. 문제는 이런 생각이 러시아를 잘못 이해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푸틴이 단독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것이 맞다. 역사를 잘못 해석하고 제국주의적 야심을 버무렸다. 특히 소련의 붕괴에 대해 아쉬워하는 푸틴의 불만이 지난 몇 년 동안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갈등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푸틴이 사라지면 푸틴 연구학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하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반년 가까이 되도록 푸틴은 전장에서 큰 피해를 입었는데도 그에 대한 저항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전 시위를 하다가 체포된 몇 천명을 제외한 러시아인들은 수동적이지만 서방이 부과한 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묵묵히 감수하고 있다.
러시아 여론 조사 결과가 맞다면 푸틴의 지지율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로 오히려 올랐다.
번스 국장의 발언은 푸틴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다. 푸틴의 의사 결정 과정은 서방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번스 국장은 푸틴이 신뢰하는 내부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푸틴은 물리적으로만 고립돼 있었을 뿐이다. 회의 때 커다란 테이블 양끝에 멀리 앉은 모습은 러시아 정부가 푸틴의 건강을 얼마나 우려하는 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나아가 그의 건강과 관련한 정보를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것일 수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코로나19 검사 제안을 거부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의 유전자 정보가 러시아 의사들에게 넘어가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푸틴의 주변 인물들도 마찬가지로 푸틴의 건강에 관한 어떤 단서도 외국 정보기관에 넘어가는 것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러시아를 이해하는 일이 푸틴을 이해하는 일로 축소되는 일이 잦다. 그러나 번스 국장이 강조했듯이 소련 말기 합의제 정책 결정 방식이 있었지만 197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재앙을 피하지 못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람들 말대로 러시아 국민들은 소련의 제국주의 과거를 인정하지 않는다.
변화에 대한 기대는 아직 갖기 이르다. 번스 국장의 말이 맞다면, 그리고 역사를 돌이켜 보면 푸틴은 전성기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정도까지는 권좌에 있을 것이다. 브레즈네프는 1966년말부터 1981년까지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지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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