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선물가격 하루만에 10% 폭등.. 원자재價 재상승 우려

폭염으로 전력수요 증가 원인

시멘트 등 생산 비용에도 영향

유럽과 미국에서 폭염이 지속되면서 한 달 만에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에어컨 사용 등 전력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주요 원자재가격 재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20일 100만BTU(열량 단위)당 8.01달러로, 전일(7.26달러) 대비 10% 가까이 폭등했다. 한 달 전에 비하면 48% 오른 가격이다. 석유 등 다른 에너지 가격이 6월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천연가스는 반대로 급증세를 보인 것이다.

WSJ는 “발전소, 제조업에 필요한 연료 가격이 1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뛰며 경제 전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6월 말부터 미국과 유럽에 폭염이 덮치면서 에어컨 사용량 등이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오는 8월에도 불볕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된 만큼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공시설, 제조업체뿐 아니라 유럽 수요가 늘어난 것 역시 비용 상승을 가중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석탄 사용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조절됐지만, 2010년 이후 석탄 화력발전소 3분의 1 이상이 폐쇄되며 그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비축분도 부족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기준 천연가스 비축분이 같은 시기 5년 평균치 대비 12% 부족하다고 이날 밝혔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기타 원자재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냉·난방비뿐 아니라 비료·철강·시멘트·플라스틱·유리 생산 비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했다는 시장의 기대가 어그러질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한편 미국 노동부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1% 급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1981년 이후 41년 만의 최고치였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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