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과 온건 사이 '사우나 전략'..대우조선해양 극적 타결 가능성은

안병수 2022. 7. 2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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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 22일 최대 분수령을 맞았다.

정부는 산업 각계의 피해를 강조하면서 불법행위 엄단 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관계 부처 장관을 현장에 보내 물밑 달래기에 나서는 양면 전략을 써 왔다.

하청노조만 현장에 남게 될 상황에서 이날까지 결론이 나지 않으면 협상은 파행되고, 파업은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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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임금 협상에서는 어느 정도 이견 좁혀
손해배상 소송·고용승계 놓고 입장차 여전
경찰, 협상 결렬 시 공권력 투입 방안 검토
노사, '최악의 상황'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
이정식 현장 조율 속 극적 타결 가능성도

5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 22일 최대 분수령을 맞았다. 정부는 산업 각계의 피해를 강조하면서 불법행위 엄단 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관계 부처 장관을 현장에 보내 물밑 달래기에 나서는 양면 전략을 써 왔다. 이번 사태가 윤석열정부 노정관계를 진단할 ‘시금석’으로 꼽히는 만큼,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정부 대응에 노동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22일 노동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사는 전날 오후 10시25분까지 사태 해결을 위한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으나, 남은 쟁점을 두고 또다시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노사는 이날 오전 협상을 재개했다. 노사는 노조가 주장한 임금 30% 인상을 놓고 사측 4.5% 인상, 노측 5.0% 인상으로 어느 정도 이견을 좁힌 상황이다.
51일째 이어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사태를 두고 노사가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사진은 22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위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 뉴스1
그러나 손해배상 소송과 고용승계 문제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노조가 노조 집행부를 제외한 조합원들에게는 파업으로 인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사측은 개별 협력사들의 소송 의지를 이유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협력업체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은 조합원들의 고용승계 문제를 놓고도 노사 간 입장차가 크다. 다만 사측은 고용승계는 어렵지만, 정부와 협의해 취업 알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사실상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이날 노사가 막판 타결을 이룰 수 있느냐다. 당장 대우조선은 오는 23일부터 2주간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하청노조만 현장에 남게 될 상황에서 이날까지 결론이 나지 않으면 협상은 파행되고, 파업은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사 모두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공권력 투입이다. 경찰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미 전날 농성장 주변에 경찰 인력과 기동대 버스가 배치되고, 상공에 헬기가 수시로 뜨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이번 사태로 발생한 손실이 7000억원을 넘어섰다고 추산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사태가 윤석열정부의 5년간 노정관계의 시험대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공권력 투입 시 향후 노정 관계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8월15일 전국노동자대회, 9월24일 전국동시다발 결의대회, 11월12일 10만 조합원 총궐기 전국노동자대회 등 다달이 예고된 노동계의 하반기 대규모 투쟁도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51일째인 22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 인근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선 극적 타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악은 피해야 한다는 데 노사 모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지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전날 협상장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가능한 내일은 의견 접근이 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면서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다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연일 현장을 찾아 조율 중이다. 이 장관은 한국노총 사무처장을 지낸 노동계 출신으로, 이번 사태에서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서울과 거제를 오가고 있다. 공권력 투입이 자칫 현실화할 수 있는 ‘일촉즉발’ 상황에서 ‘온건파’ 역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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