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연상 유부녀와 '양다리' 남친 살해한 30대, 징역 15년

/사진=대한민국 법원

기혼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남자친구를 모텔로 유인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이 2심에서 감형받았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는 지난 2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30·여)씨 항소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 구토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수면제에 취해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피고인 항소에 이유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자기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과 범행 현장에서 스스로 경찰에 신고해 자수한 점, 심신미약에 이르지 않았으나 우울증 등 다소 불안정한 정신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당심에 이르러 유족을 위해 3000만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복구를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30일 오전 11시쯤 대구시 북구의 한 모텔에서 남자친구 B씨를 흉기로 약 20회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인 관계를 이어 오던 이들은 지난해 1월 B씨가 A씨를 만나면서 동시에 17살 연상의 유부녀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헤어지려고 했으나 B씨의 요구로 관계를 정리하지 못했다.

이후 A씨는 임신했다고 거짓말을 해 불륜관계 정리를 요구했지만 B씨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배신감과 분노에 살해를 결심한 것을 전해졌다.

A씨는 미리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살해하려고 계획했지만 이를 포기하고 B씨를 화장실로 데려가 등을 두드려주면서 구토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수면제에서 깬 B씨와 말싸움하던 중 자신에게 '칼빵을 놓겠다'고 함부로 말한 것에 격분해 끝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음료에 녹이기 쉬운 가루 형태로 수면제를 만들고 범행 장소에 먼저 도착해 흉기를 숨기는 등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다"며 "피해자 유족 또한 평생 치유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고인은 범행 현장에서 스스로 경찰에 신고해 자수한 점 등을 종합했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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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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