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사임' 이탈리아, 의회 해산.. 9월 25일 조기 총선
마리오 드라기 총리의 사임으로 정치적 혼란을 겪게된 이탈리아가 의회 해산과 함께 오는 9월 25일 조기 총선을 실시키로 했다.
드라기 총리는 21일 오전(현지시간) 세르주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임서를 제출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사임을 수락하며 그에게 국정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당분간 직책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은 또 상·하원 의장단과 면담한 뒤 의회 해산 법령에 서명하며 조기 총선을 공식화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성명에서 현 내각에 대한 의회 지지가 불충분하고 새로운 과반 구성이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의회 해산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새 총리를 지명하는 방안도 내각 분열로 인해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다. 2018년 3월 총선을 통해 구성된 현 의회의 원래 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였다.
앞서 드라기 총리는 연립정부 구성 정당 간의 내분으로 지난 14일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는 대신 의회에 재신임을 묻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주요 연정 파트너들이 신임투표까지 거부하면서 드라기 총리는 결국 물러나게 됐다.
이날 의회 해산 결정으로 이탈리아에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가을 총선을 치르게 됐다. 가을에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 수립 등 행정·입법 절차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드라기 총리는 총선 때까지 임시 관리 내각을 맡아 국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국가부채율, 코로나19 재확산 등 산적한 현안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총선 판세는 우파 정당에 다소 유리하다. 극우당 동맹(Lega)·이탈리아형제들(FdI)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등 우파 3당이 연합하면 과반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 우파연합이 과반을 차지할 경우 현재 정당 지지율 1위인 이탈리아형제들의 당수 조르자 멜로니 하원의원이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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