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활'·서울 '취소'..교육감 성향 따라 자사고 정책 '제각각'

2022. 7. 2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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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고교정책 방향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존치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산에서는 자사고 부활 움직임이, 서울은 일반고 전환 절차가 진행돼 교육 현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은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일관성 없이 자사고 정책이 바뀌는 일은 정부가 교육정책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라며 "고등학교 입시를 위해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대비반 등이 생기는데 학교가 없어지느냐 마느냐의 결정에 따라 지역 교육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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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자사고→일반고 전환에 박차
부산교육감 15일 "자사고·특목고 확대할 것"
같은 나라인데 시·도별 자사고 정책 '제각각'
일관성 부족 지적..현장 혼란, 학부모 '우려'
"대통령령 아닌 법률로 교육제도 운영해야"
지난 13일 서울 시내 한 중학교의 수업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윤석열 정부의 고교정책 방향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존치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산에서는 자사고 부활 움직임이, 서울은 일반고 전환 절차가 진행돼 교육 현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교육제도가 안정성 없이 지역별 교육감의 정치 성향 등에 따라 운영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실제 정권이 바뀐 후 자사고 입시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전국 단위 자사고인 인천하늘고의 경우 지난 9일 열린 대면 설명회(800명) 예약이 1분 만에 마감됐다. 인천하늘고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설명회라고 해도 접수가 이렇게 빨리 마감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교육계는 정부가 바뀐 기대감,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황금돼지띠(2007년생) 등이 자사고 입시 관심 요소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 자사고 상황은 제각각이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 중인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종전대로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입생 모집 어려움 등 재정 부담이 늘어난 서울 장훈고는 지난 6월 29일 교육청에 일반고 전환 신청을 한 상태로, 교육청은 교육부 동의 이후 전환을 도울 지원책을 준비 중이다.

부산시교육청의 경우 이와 반대다. 지난 15일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하윤수 교육감은 향후 4년 동안의 부산시 교육 공약을 발표하며 기존 학교들의 전환을 통해 서부산권 자사고·특목고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9일 일반고 전환 신청을 한 서울의 자율형사립고 장훈고 [연합]

이같이 제각각인 자사고 정책으로 학생·학부모의 피해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은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일관성 없이 자사고 정책이 바뀌는 일은 정부가 교육정책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라며 “고등학교 입시를 위해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대비반 등이 생기는데 학교가 없어지느냐 마느냐의 결정에 따라 지역 교육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입시업체들과 학원가도 정치 성향에 따른 고교 입시 정책을 파악하며 대응하고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정권이 바뀌면 추구하는 방향 등이 달라지는데 정시 (모집) 확대 여부 등에 따라 교육계는 다시 또 변동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서울 내 자사고 내에서도 강북·강남의 경쟁률도 크게 격차가 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정책 혼란의 배경으로 대통령령으로 자사고 설립 기준이 결정되고 있는 점이 꼽힌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법에 근거해 교육제도가 정해져야 전국적인 교육정책의 안정성이 생긴다”며 “이명박 정부 때에는 자사고를 늘리고 문재인 정부 때는 폐지하는 식은 교육제도 법률주의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제각각인 자사고 정책 상황 등이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다뤄져야 하는데 발족조차 못하고 있다”이라고 염려했다. 국가교육위는 위원 구성에 어려움을 겪은 끝에 지난 21일 관련 법령 시행에도 정식 출범하지 못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등 각종 현안 논의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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