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필규 "우리 도자기, 목가구 아름다움 찾아 30년 발품'

장재선 기자 2022. 7. 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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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름다움을 찾아 나선 지 30년이 넘은 세월의 이야기를 선조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적었다."

그동안 모아온 우리 고미술품 중 도자기와 목가구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며 선조들의 생활과 미학, 역사를 담으려 애썼다는 것이다.

'불과 흙의 오묘한 마술'은 우리 도자기의 천 년 역사를 개괄하며, 도공들이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의지를 조화시키려고 했음을 통찰한다.

우리 도자기와 목가구 이야기를 담기 위해 애쓴 출판사의 노고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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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함의 견고함에서 조선 목수의 솜씨와 마음이 드러난다. 나남출판 제공.
저자인 최필규 한성대 특임교수는 "헌책도 새 책도 아닌 살아 있는 책이 되기를 원한다"라고 했다.

고미술 이야기 담은 책 ‘평범한 수집가의 특별한 초대’ 펴내

“미학과 실용을 조화시킨 선조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집필”

“우리의 아름다움을 찾아 나선 지 30년이 넘은 세월의 이야기를 선조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적었다.”

최필규 한성대 특임교수는 책 ‘평범한 수집가의 특별한 초대’(나남출판)의 서문에 이렇게 밝혔다. 그동안 모아온 우리 고미술품 중 도자기와 목가구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며 선조들의 생활과 미학, 역사를 담으려 애썼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수굿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수집품 하나하나에 대한 글이 웅숭깊기 때문이다. 삼국시대 토기부터 청자, 분청사기, 백자에 이르기까지 각 작품을 자신이 왜 사랑하는지, 그 보편적 가치는 무엇인지 담백하면서도 유려한 문장으로 설명해놨다. 고려 14세기의 향수병을 소개하며 주둥이에 흠이 있음에도 현대에도 그 미감이 통용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래서 “샤넬 넘버 5를 무색케 한다”는 표현에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된다.

반닫이, 찬탁(饌卓), 서안(書案), 연갑(硯匣·벼루함), 보석함, 목안(木雁·나무 기러기) 등 목가구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곡식을 보관하던 가구인 뒤주의 경우, 미감과 실용의 균형을 이루는 지혜에 천착한다. 조선 시대 사도세자를 가둔 것으로 알려진 뒤주가 평범한 집안에서는 자식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어 했던 어머니의 사랑이 깃든 가구였다는 설명은 묘한 울림을 준다.

수집품을 하나하나 살피기에 앞서 총론 격으로 쓴 두 편의 글은 우리 고미술의 역사와 미학을 꿰뚫었다. ‘불과 흙의 오묘한 마술’은 우리 도자기의 천 년 역사를 개괄하며, 도공들이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의지를 조화시키려고 했음을 통찰한다. ‘조선 목가구의 실용주의 미학’은 목수의 장인정신과 가구를 사용한 선조들의 안목이 함께 만들어낸 자연미를 조명한다.

언론인, 공무원, 기업 간부로 살아왔던 저자는 고미술품을 수집하며 가짜에 속기도 했다고 솔직히 털어놓는다. 박물관들과 고미술 상가를 수시로 드나들며 안목을 키워야 감식안을 지닐 수 있다고 강조한다. 메이저 경매도 찾아다니고, 관련 서적도 부지런히 읽을 것을 권한다.

“‘아름다움을 살피는 눈’은 타고난 능력이라기보다 키워가는 능력이다. 스스로 훈련해야 한다.”

그는 고미술품을 살 때마다 아내 눈치를 봤다며 그 일화들을 유머러스하게 전한다. 빠듯한 살림에도 남편의 골동품 사랑을 이해해준 반려자가 있기에 그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음식 맛이 있다. 우리 고미술도 그렇다. 음식과 같아서 고유의 맛이 있다.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맛이다.”

신국판 양장본으로 꾸민 444쪽의 책은 품격 있는 디자인으로 고졸한 멋을 풍긴다. 우리 도자기와 목가구 이야기를 담기 위해 애쓴 출판사의 노고가 느껴진다.

책의 구석구석에 ‘더 알아보기’란을 두거나 맨 뒤의 용어 해설’을 통해 고미술에 대한 이해를 도운 것도 좋다. 300여 장의 컬러사진은 우리 도자기의 신비한 색감과 목가구의 자연스러운 나뭇결을 오롯이 보여준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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