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강대국 비전 발표한 날.. 尹은 보이지 않았다[양철민의 경알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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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1일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공개했다.
반도체 전략 발표 날이었던 21일은, 현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날과 겹쳐 정책 홍보 효과도 크게 떨어졌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전략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나 시스템 혁신 등 인프라 구축 방안에 대한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정부 내에서도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중이며 국회 반도체 특위를 통해 입법 사안 등은 국회와 논의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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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안과 발표날짜 겹쳐.. 홍보효과 줄어
교육부 등 반도체전략 따로 발표.. 대통령실 역량에 물음표
정부가 21일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공개했다. 전략 명칭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질’ 정도다. 당연히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국무위원이 해당 행사에 참석했을 듯 하다. 실제 지난해 5월 진행된 ‘K반도체’ 전략 행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경제·사회부총리 등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반면 전날 행사장에 윤석열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를 들고서 국무위원들에게 “반도체를 공부하라”고 일갈했다. 마치 지난해 4월 열린 반도체 공급망 화상 회의에서 반도체용 웨이퍼를 들고 나타나 참석 기업들을 압박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연상 시켰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윤 대통령의 행보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달 초 취임 후 첫 경제행보로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를 방문한 것과도 대조를 이룬다.
윤 대통령은 애초 이달 14일 경기 용인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착공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반면 2주전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천 가능성 및 SK하이닉스의 용인부지 보상 문제 등을 이유로 착공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14일 발표 예정이었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 또한 결국 발표시점이 21일로 미뤄졌다. 그 사이(19일) 교육부는 대규모 반도체 인력양성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이슈를 한번에 몰아서 발표하는 것이 언론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지만, 마치 ‘살라미 전술’마냥 부처별로 반도체 육성 전략을 각자 공개했다. 말 그대로 ‘각개전투’다. 반도체 전략 발표 날이었던 21일은, 현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날과 겹쳐 정책 홍보 효과도 크게 떨어졌다.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실의 홍보 역량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최고 전문가가 수장으로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육성 주무부처이자 R&D 관련 교수 출신이 수장으로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간의 불협화음을 지적하는 소리도 나온다.
반면 전날 공개한 반도체 전략은 ‘산업부 공무원 역량을 갈아넣었다’는 평가가 어울릴만큼 완벽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정부는 반도체 단지 용적률을 최대 1.4배 높이고 반도체 연구개발(R&D) 분야 종사자는 주 64시간 근무가 가능토록 했다. 여기에 반도체 설비투자 시 세액공제율을 기존 대비 2%포인트 상향했다. 수도권 집중 완화·적정근로시간 보장·경제력 집중 방지 등을 이유로 이전 정부에서 손 대기 힘들었던 규제를 과감히 해제한 셈이다.
윤석열 정부의 이 같은 반도체 ‘올인’ 전략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각국의 공급망 재편 및 한국경제의 저성장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사실상 승부수다. 정부가 ‘K반도체 전략’을 내놓은 지 불과 1년 2개월여만에 반도체 육성전략을 새롭게 내놓았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반도체 조급증’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핵심 전략 발표 행사장에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향후 정책 추진 시 제대로 힘이 실리지 의문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전략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나 시스템 혁신 등 인프라 구축 방안에 대한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정부 내에서도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중이며 국회 반도체 특위를 통해 입법 사안 등은 국회와 논의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여소야대’ 상황에서 각종 법 개정이 정부 계획대로 잘 될지 의문이다.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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