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임은정 "검찰총장 하면 윤석열 총장보다 못하진 않을 것..정치는 고려 안 해"

이은지 2022. 7. 2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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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방송일시 : 2022년 7월 22일 (금요일)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지금부터는 책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임은정 검사가 검찰과 싸운 10년 간의 기록을 책으로 묶었는데요. 임은정 검사의 눈에 비친 검찰과 검사는 어떤 모습일까요, 오늘은 검사가 아닌 작가 '임은정'의 언어를 들어보죠. 임은정 작가님!

◆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 (이하 임은정): 안녕하세요.

◇ 박지훈: 작가라는 말이 아직은 어색하시죠?

◆ 임은정: 어렸을 때는 꿈꿨던 말이기는 한데 제가 하기는 좀 민망하고 독자들한테 제 성적표가 나올 시간이니까요. 겁나기도 하고 설레고 그렇습니다.

◇ 박지훈: 검사하시는 분이 작가가 꿈이었다. 참 놀라운데요. 책 제목이 '계속 가보겠습니다'인데요. 검사님께서 힘들 때마다 주문처럼 했던 말이라면서요.

◆ 임은정: 솔직히 안 힘든 게 아니잖아요. 내부 고발자가 삶이 평탄하면 내부 고발자가 아닌 거니까. 그래서 멈추고 싶을 때가 없지 않았는데 지금 멈춰서는 안 된다, 제가 지금 만약 멈춘다면 내 후배들은 더 이상 일어나기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계속 가야 된다. 한 걸음만 더, 한 걸음만 더' 그렇게 저한테 주문처럼 저를 내몬 말이거든요. 그래서 그 말을 다 원고를 계속 썼더니 출판사에서 그걸 좋은 제목으로 꼽더라고요.

◇ 박지훈: 지나 온 길들을 돌아보면 순탄치 않았던 같은데.. '내부 고발자' 라는 꼬리표도 있었고. '꽃뱀 검사'라는 말도 들었잖아요? 언제 가장 힘들었나요?

◆ 임은정: 힘들면 자꾸 강도가 세지는데요. 내부 고발자는 누구나 그렇지만 친한 친구들이 한두 명씩 떨어져 나가는 거거든요. 그 뒷모습을 바라볼 때, 어떻게 해 줄 수가 없을 때, 내 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입는 듯한 모습을 볼 때 무섭고 미안하고 슬프고 그렇죠.

◇ 박지훈: 동료 검사와 멀어졌거나 임 부장검사님 때문에 피해받았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나요?

◆ 임은정: 검사 적격심사로 최초로 잘렸지만 결국 행정소송에서 돌아온 박병규 검사의 경우 판결문에 임은정 검사를 공개 지지하는 것 등이 찍힌 것으로 보여진다고 판결문에 나왔어요. 임은정 검사 조력자 색출 소동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났었거든요.

◇ 박지훈: 혹시, 눈물 흘리신 적도 있습니까?

◆ 임은정: 검찰은 친한 사람을 통해서 저를 컨트롤하기를 원해요. 그래서 제가 어느 친한 선배 방에 불려갔을 때 그 선배가 한소리 하려고 하니까 "이러지 마시라"고 "저 힘들다"고 제가 결국 막 울어버렸더니 "힘든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조금 섭섭했어요. 제가 선택했다는 거지, 안 힘든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선택했으니까 힘들지도 않은 것처럼 생각하는 가해자들은 그렇게 하면 자기 양심의 가책을 더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야지 자기들이 마음 편하지 않겠어요.

◇ 박지훈: 이번 책..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하셨는데,

이 책으로 인해 또다시 곤란해지는 건 아닌가 싶은데요?

◆ 임은정: 출판사에 원고를 갖다 줄 때는 제가 솔직히 많이 떨었었는데, 시민단체의 고발이라든지 동료들이 또 무슨 난리가 날지 몰라서 검찰이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 앞에서 피해자들이 자기 측이라고 한 주류라고 한다면 나를 가만둘까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건 아닌데. 아시다시피 제가 느끼기에는 검찰이 대한민국을 장악을 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주로 검사들, 고위 검찰 출신들을 대하시게 될 텐데, 검찰 수사가 실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검사들이 내부 속사정은 어떤가에 대해서 시민이 알지 않으면 대한민국과 시민사회가 위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걸) 알려야 한다는 게 제 결론이니 감수해야죠.

◇ 박지훈: 이 책에 여러 가지 사건들 썼는 걸로 알고 있는데 혹시 소개해 주실 거 그런 사건들이 있을까요.

◆ 임은정: 워낙 많은 사건들이 이상한 사건들이 많은데 도가니 사건이라든지 유우성 씨 서울시 간첩 증거조작 사건이라든지, 제가 했었던 대검에서 있었던 모해위증교사 사건이라든지. 몇 가지 사건을 구체적으로 2015년 남부지검 성폭력 은폐라든지 했었는데요. 사건들은 아주 많은데 예컨대 제가 겪었던 일을 말해도 동료들이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하고 거짓말한 사례를 워낙 많이 봐서. 제가 문제 제기했던 사건들은 되게 판결문이 있거나 제가 내부자로서 입증 가능한 사건들, 몇 가지 자신 있는 것을 뽑아서 이 책에다 소개했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워낙 공격을 받아서 거짓말쟁이로 몰리니까 저희 자구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박지훈: 지금 말씀하신 도가니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유우성 사건 등.. 판결문 있고 확실한 사건 위주로 책에 다뤘다, 이 말씀이시네요. 언급한 사건들.. 검찰의 잘못된 조직 문화와 시스템의 상징이다? 이렇게 썼던 것 같더라고요.

◆ 임은정: 당연히 제가 언급하지 않은 사건이 안 중요한 건 아닌데 엄청난 사건들이죠. 검찰에서 조직적으로 사건을 봐준다거나, 조작이 일어난다거나, 국정원의 조작을 눈감는다거나 (모두) 공범들이잖아요. 그런 것이 엄청난 중요 사회적으로 파장도 컸었고요. 그런 사건들을 본 것 같습니다.

◇ 박지훈: 유우성 씨 사건 담당 검사가 지금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이 됐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임은정: 이시원 검사는 제가 이명박 정부 시절 법무부에 근무할 때 검찰과에 근무했던 선배라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게 공직기강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에 대한 시그널인데, 법과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는 게 아니라 조직이 원하는 성과를 내는 것이 바로 검사의 공무원의 능력이고 기강이다라는 위험한 시그널이 아닌가 싶어서 개탄스럽죠.

◇ 박지훈: 개인적으로 친분 관계는 있지만 그분이 그 자리에 가는 것은 맞지 않다. 이 말씀이시네요.

◆ 임은정: 그것은 아주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다들 생각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 박지훈: 임은정 검사 스스로도, 자신도 조직의 "침묵의 동조자"였다고 반성하셨던데?

◆ 임은정: 많이 부끄럽죠. 제가 2012년부터 내부 고발자로 작심하고 들이받기 시작한 건데, 2001년에서 2012년 일어날 때까지 12년 가까이 세월이지 않습니까. 예컨대 제가 성폭력 피해를 입기도 했고 직속 부장이 정관 변호사를 데리고 질펀하게 놀던 밤, 성매매까지 나갔을 때 부산지검에서 내부에서 살짝 문제 제기만 했었거든요. 그때 이명순 기획부부장한테 찾아가서 말은 했지만 감찰을 담당하던 사람이 곽상도 전 의원이에요. 내부적으로는 정식으로 문제 제기했으니까 곽상도 전 의원이 형사1부장이었을 때, 저에게 '임 검사 요즘 괜찮아'라고 물어봤을 때 제가 '이거 확실하게 처리해 주세요'라고 말을 못 했어요. 문제 제기하면 죽으니까. 그런 주저한 세월이 12년이었던 거니까 저도 비겁했고요. 그래서 이러는 거고요.

◇ 박지훈: 2012년 전까지는 나도 침묵의 동조자였다 이 말씀이시군요.

◆ 임은정: 그렇죠. 문제 제기를 했다 하더라도 내부고발자로 살아야 하니까. 제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문제 제기 하거든요. 그래서 늘 부끄러운 마음이 좀 있습니다.

◇ 박지훈: 검사도 잘못할 수 있고, 그럴 땐 처벌받는 게 공정이자 상식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거 같습니다.

◆ 임은정: 그러니까 어찌 보면 구역질 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국민들에 대한 법률 적용 잣대(나) 검찰 내부자 내지는 내부자를 벗으로 둔 사건 관계자가 있는 사건이 전혀 다르잖아요. 그런 걸 볼 때마다 '누가 검사냐, 네가 검사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침묵하는 저한테 "네가 검사냐"고 물을 때가 많았었죠.

◇ 박지훈: '계속 가보겠다'고 하셨는데, 지금의 검찰 안에서 임은정 검사의 역할은 뭘까요?

◆ 임은정: 저는 휘슬 불러온 내부 고발자니까요. 내부 고발이 제가 이 정도면 됐다라고 스스로 만족할 때가 오겠냐만 힘이 남을 때까지는 안에서 계속 호루라기를 불 생각이거든요. 계속 불어보려고요.

◇ 박지훈: 편안하게 조직원과 함께 살고 싶을 것 같은데요?

◆ 임은정: 그런 생각이 옛날에는 한 번씩 들었는데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내부 동료자들이 저를 외면하고 있다가 자기가 힘든 일 있으면 도와달라고 해요. 현실적으로 제가 지금 멈춘다고 해서 살려주겠습니까? 하던 거 계속 해야죠.

◇ 박지훈: 그러면 다들 "나가서 변호사하라"고 안 하시나요?

◆ 임은정: 변호사 하라는 것보다는 국회의원 하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자네한테 어울리는 건 법사위원이야", "안에서는 어차피 안 바뀌니까 국에 가서 바꿔" 이게 저를 싫어하는 사람이든 좋아하는 사람이든 다 그 소리를 많이 하더라고요. 밖에서 검찰 바꾸자는 사람들은 되게 많잖아요. 안에서 그 사람들한테 여기가 문제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저만큼 목청 큰 사람은 현실적으로 검찰 안에 없어서 밖에서보다는 제가 있어야 할 자리는 여기라고 생각을 해서요. 여기서 목청을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 박지훈: 정치 생각도 있으신 겁니까?

◆ 임은정: 출마할 생각은 전혀 없고요. 안에서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 자체가 정치라고 한다면 정치니까 그건 시민으로서의 의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정치검사라고 한다면 의미가 큰 거 아니겠어요.

◇ 박지훈: 검찰총장 후보자로 시민들이 추천을 하셨어요.

◆ 임은정: 아마 제발로 나가지 말고 내년에 잘리지 말라는 격려라고 생각은 하는데요. 그런데 지금 법무부에서 총장추천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과 임명하신 김진태 전 검찰총장님 같은 분은 예컨대 제가 무죄 구형했을 때 대검에서 정직 법무부에 정직 청구하셨던 분이고 2015년 남부 성폭력을 은폐했다고 제가 고발했던 분이에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및 추천위원회 위원회에서 원하는 검찰에 총장 상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대한민국의 검사상은 아닌 것 같고 또 그런 분들이 선호하는 검사상이 저는 아니라서 그런 분들한테는 심사 받고 싶지는 않은 마음은.. (없습니다.)

◇ 박지훈: 그러면 추천받았을 때 기분은 어떠셨는지?

◆ 임은정: 어머니가 좋아하시더라고요. 지난번에 추천됐었는데 어머니 아버지는 검사장들이 몇 명 나가면 "우리 딸 몇 명 제꼈다, 서울 올라간다"고 되게 좋아하시는 분이고.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어서 그냥 우리 딸이 아직 지수가 그렇게 많이 높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모님께서 너무 기뻐하셔서요. '좌빨 검사'라는 말로 상처받으셨던 부모님께 위로가 되는 말이라서 딸로서 흐뭇하죠.

◇ 박지훈: 검찰총장 시켜준다고 하면 하십니까?

◆ 임은정: 공무원은 임명을 받아야 되는 거잖아요. 선출직이 아니라. 한다면 제가 다른 건 몰라도 김진태 위원장님이나 윤석열 총장님보다는 못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박지훈: 근본적으로, 검찰 개혁은 왜 해야 합니까? 정치인이 아닌 시민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인지?

◆ 임은정: 법이 안 지켜지면 제일 피해를 보는 것은 힘 없는 사람들이거든요. 검찰의 이중 잣대로 인하여 힘 있는 사람들 사건 봐주고, 힘 없는 사람 뒤집어 씌우거나 짓밟아버리는 일이 자꾸 발생한다면 누구도 법을 지킬 필요가 없어요. 빽을 쓰면 되는 문제거든요. 그렇게 되면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거니까. 예컨데 제가 이런저런 거 해서 내부 감찰이나 해 봤더니 힘 있는 사람들 '몇 명 표적 수사의 대상은 몇 명에 불과해 나는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어도 그 표적을 위한 수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관련된 검찰 측 증인들에 대한 관련된 사건들도 관리에 들어가 버리니까 큰 사건 아닌데 갑자기 사건이 왜곡될 수 있어요. 결국 그런 일이 쌓이다 보면 멀쩡하게 처리한 사건도 사법 불신이 쌓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아무도 서로를 믿을 수 없게 되고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는 무너지고 사상 노악이라고 할 수 있죠 그것은 모든 국민들이 피해가 됩니다.

◇ 박지훈: 끝으로, 독자들이 임은정 검사의 책을 어떤 마음으로 읽어줬으면 하는지?

◆ 임은정: 그냥 비교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검찰이 밖에 공식적으로 했던 말들이지 않습니까. "엄정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습니다.""우리는 공정하게 했습니다." 늘 우리 검찰이 외쳤던 공정과 정의 표피적으로 말했던 그 말 안에 이면의 모습이 어떤 거였는지 이걸 같이 보시고, 고민해 주시고, 놀라주시고, 그렇다면 주권자로서 이 검찰에게 검찰권을 맡길 것인지, 어떻게 고칠 것인지, 시민으로서 주권자로서 적극적으로 고민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체결했습니다.

◇ 박지훈: 감사합니다.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와 말씀 나눴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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